▲유튜브 '고현정' 영상 갈무리

배우 고현정씨가 지난 10일 자신의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유튜버’ 고현정이 되고자 결심한 계기로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을 둘러싼 여론을 언급했다.

이날 <저 고현정이에요… 이렇게 유튜브 시작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그는 올해 1월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씨의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했던 일을 떠올렸다.

고현정씨는 “(정재형씨 채널) 댓글을 봤는데 저는 어디 나가서 그렇게 좋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너무 좋은 말을 많이 듣고 제가 진짜 막 엉엉 울었다. 진짜 나쁜 말만 많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제가 너무 엉엉 울고 ‘아 다 나를 싫어하진 않는구나’ 그래가지고 오해가 풀린 거다. 그래서 이 감사함을 좀 표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씨는 “그래서 이제 막 (댓글을) 한 번 본 거를 세 번인가 봤다. 근데 고민을 하던 차에 연락이 왔다”면서 “그런 콘텐츠에 자주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그 두 가지면 명분은 충분하다 싶고, ‘해야 되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 영상 갈무리

공교롭게도 이튿날 배우 최화정씨도 유튜브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 채널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유튜브 활동을 해야할지 고민하던 시간을 두고 그는 “1년을 고민한 거다. 오죽하면 내가 타로를 봤다. 한 장을 뽑았더니 하시면 내가 굉장히 위로받고 힐링을 받는다고 했다”면서 “댓글들은 막 좋은 것만 있지 않나. 나는 울 뻔 했다. 무슨 댓글이 이렇게 좋아. 맨날 막 ‘죽어라’ ‘이쁜 척’ 이런 것만 있다가 ‘언니~’ 이러니까 그게 너무 좋더라”고 전했다.

고현정씨는 1989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으로 당선되면서 연예계에 데뷔한 35년차, 최화정씨는 그보다 10년 전인 1979년 데뷔한 45년차 배우다. 도합 80년의 경력을 가진 이들이 이제서야 자신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 배우들이 걸어온 현실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고현정씨의 경우 앞서 출연한 정재형씨의 유튜브 콘텐츠 영상 제목 <대체 왜 이렇게 루머가 많은 거야 현정아>에서 볼 수 있듯 온갖 루머와 미디어의 관음증적 시선에 시달려왔다. 특히 그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혼한 2003년 11월엔 스포츠·연예 매체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미스터리’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가운데 ‘고현정 이혼 특집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상파 3사(KBS·MBC·SBS) 메인 뉴스에서도 그의 이혼과 위자료 등을 다뤘다.

▲2003년 11월19일 SBS, MBC, KBS 메인뉴스에서 고현정씨 이혼 소식을 다룬 뉴스 갈무리
▲고현정씨 유튜브 영상 관련 일부 보도 제목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24년 5월 현재는 어떨까. 지난 17일 공개된 <고현정 브이로그 2>는 고씨가 1995년 연예계를 떠나 결혼한 뒤 3년간 신혼 생활을 보낸 도쿄 니혼바시에서 좋아했던 식당과 상점등을 찾은 에피소드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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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실제 영상보다 과장된 보도들이 나온 가운데 일부 매체는 고씨가 한 번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엄마로서의 이야기, 자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처럼 단정한 제목을 썼다. <고현정, 35년만 ‘소통왕’ 엄마의 용기였나 “연락 와서 너무 놀라..” (스타뉴스)>, <“연락 왔다, 자주 나오면 좋겠다고” 고현정 유튜브 개설, ‘엄마’의 소통창이었나 (텐아시아)>, <유튜브 만든 고현정, 자녀 연락 받았나…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고” (이데일리)> 등 누리꾼들이 고씨가 ‘콘텐츠 잘 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아 놀랐다는 말에 ‘자녀 연락을 받은 것 같다’며 추측했다고 인용하는 식이다. 

방송사 중에선 채널A ‘뉴스톱10’이 출연한 변호사를 통해 “사람들이 자녀들이 연락한 것 아닐까 추측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똑똑한 마케팅 행보”라고 했다.

▲유튜브 '고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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