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지휘자 만프레드 호네크는 26일 서울국제음악제의 폐막 공연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지휘한다. [사진 서울국제음악제]

“어떤 사람들은 브루크너의 음악이 지적이며 경건하고 영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는 그가 오르간 연주자였기 때문에 오르간처럼 들려야 한다고 하죠.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지휘자 만프레드 호네크(66)가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96)에 대해 설명하며 말했다. 올해는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 바그너(1813~83)와 말러(1860~1911)를 잇는 브루크너는 장대한 길이와 규모의 교향곡을 쓴 작곡가다. 호네크는 브루크너에 대한 신선한 해석으로 주목받는 지휘자. 특히 7월 낸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음반(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음반”(그라모폰)이라는 평을 받았다.

호네크는 26일 서울국제음악제의 폐막 공연에서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을 지휘한다. 이를 앞두고 22일 중앙일보와 만난 그는 “브루크너에 대한 고정된 생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태생인 브루크너는 어린이 합창단에서 노래했고, 가톨릭 미사의 전통을 배워 모두 잘 알고 있었어요. 무엇보다 오스트리아의 민속 음악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죠.”

브루크너처럼 오스트리아 태생인 호네크는 “7번 교향곡의 곳곳에서 오스트리아의 민속 음악이 들린다”고 했다. 오스트리아의 느린 춤곡인 랜틀러, 또 알프스 지방의 노래인 요들도 찾아낸다.

같은 가톨릭 신자로서 브루크너의 메시지를 해석해낸 경험도 들려줬다. “7번 교향곡은 1악장이 20여분인데 끝나기 2분 전에야 팀파니가 첫 연주를 해요. 팀파니 연주자는 18분을 기다리는 거죠.” 그는 어느 날 성당의 의식을 지켜보다 그 이유를 깨달았다고 했다. “그 순간에 미사가 시작되는 거였어요. 팀파니가 연기를 피워올리듯 소리를 피워내고, 모두가 무릎을 꿇고 있는 순간이었던 거죠.”

그는 또 “하지만 경건함만으로 브루크너를 해석할 수는 없다”고 했다. “7번 교향곡 3악장의 주제에 대해 어떤 지휘자가 이 훌륭한 멜로디는 어디에서 나왔나 물어봤더니 브루크너가 ‘내가 만든 게 아니었다’고 답했다죠. ‘그건 아침마다 듣던 수탉 소리’였다는 거예요. 브루크너는 아주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그의 음악을 유머와 함께 연주해야 하는 이유죠.”

호네크는 1991년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의 지휘자로 정식 경력을 시작했다. 그 전에는 비올라 연주자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8년 동안 활동했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헤르베르트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주빈 메타 등과 여러 번 연주했다.

그는 빈필을 사직하고 취리히에 가기로 했던 때를 인생의 결정적 순간으로 꼽았다. “이 문제에 대해 번스타인과 한 시간 동안 상의했어요. 다음 날 아침에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하라는 말을 따랐죠. 제 마음이 가는 곳은 지휘였어요.”

호네크는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 라이프치히 MDR 교향악단, 오슬로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등에서 음악감독과 수석 객원 지휘자를 지냈고 2008년부터 미국 피츠버그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호네크의 브루크너 7번 연주는 26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 무대에서는 작곡가 류재준의 클라리넷 협주곡이 김한의 협연으로 초연된다. 교향악단은 서울국제음악제를 위해 구성된 SIMF오케스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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