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대선에서 중도층 표심을 의식해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배심원단 선정 절차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동의하듯 우크라이나의 생존과 힘(군사력)은 우리보다 유럽에 훨씬 더 중요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게도 중요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미국은 유럽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1000억 달러(약 138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며 “유럽은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국가를 돕기 위해 미국이 투입한 돈과 동등하거나 일치하는 금액을 제공할 수 없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 전쟁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유럽 주요국에 대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압박하는 톤이었으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여전히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선 “우크라이나를 더는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강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게시물. 트럼프는 해당 게시물에서 ″우크라이나 존립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고 썼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이와 관련, “트럼프가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 경합주(州)의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이같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층 싸움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낙태 이슈 등을 쟁점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극단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풀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19일 영국 방송 GB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럽 회원국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한다면 미국은 나토에 100% 머물 것”이라고 말하는 등 과거와 다른 뉘앙스로 외교적인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유럽이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미국의 군사력에만 의존한다”는 ‘무임승차론’과 맥락은 같지만, ‘나토 탈퇴’를 더 강조하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함을 과시하다가 오히려 ‘너무 친러시아적’이란 비판을 받자, 태세를 전환한 것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배심원단 선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인 형사 재판(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재판 사흘째인 이날 유무죄를 가릴 배심원단 12명이 모두 선정됐다고 NBC 등이 전했다. 당초 배심원 선정에만 2주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정이 조기에 끝나면서 이르면 22일부터 본재판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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