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우)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대결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서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경제 호황에 힘입어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트럼프와의 가상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 민주당을 탈당한 케네디 주니어가 反바이든 성향의 지지층을 흡수하면서 오히려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바이든의 재선 가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적극 투표층, 바이든 53% vs 트럼프 47%.. 경제 호황에 바이든 지지율 상승세

올해 들어 대선 가상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 왔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서는 모습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공영방송 PBS와 뉴스아워와 마리스트가 지난 16~18일 등록 유권자 1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51%를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8%)에게 3%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4%p) 내 이지만 이달 초 조사(바이든 50%-트럼프 48%)보다 격차는 1%p 더 벌어졌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지율을 집계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53%를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7%)보다 6%p 높았다.

바이든의 상승세에는 미국 경제가 유례 없는 호황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는 뉴욕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미국의 경제 상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한동안 호황을 누렸다"며 "불경기에 접어들더라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건전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7%로 0.6%p 상향했다. 유로 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였고 일본 0.9%, 프랑스 0.7%, 독일 0.2%, 한국은 2.3%로 주요 선진국 중에 올해 미국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은 나라는 없었다.

이처럼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배경으로 생산성 향상과 고용 및 소비 호조 등이 꼽힌다. 특히, 미국은 2년째 4% 미만의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50년 동안 가장 긴 기간이다. 유례없는 노동시장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노동시장이 탄탄해지면서 소비도 개선됐다. 미국의 지난달 전월 대비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인 0.3%를 크게 웃도는 0.7%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든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도 상승하고 있다.

연합뉴스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T와 미국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이 이달 4일부터 닷새간 미국 전역의 유권자 1천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5%p 오른 41%를 기록했다.

트럼프, 주4회 재판으로 돈·시간 역부족.. 법률 비용만 하루 2억원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법률 비용으로만 매일 약 2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현재 4건의 형사 기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016년 성추문을 감추기 위해 트럼프가 자신의 회사 돈을 끌어 쓰면서 문서 조작 및 선거법 위반 등을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 15일부터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재판은 약 6주~8주 가까이 진행될 예정이며 재판은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4회 열린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법정에 묶여 있어야 하니 이 기간 제대로 된 유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법률 비용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난달 사용한 법률 비용만 400만달러(약 55억원) 이상이다.

법률 비용이 많아지면서 후원금도 마르고 있다. 21일 FT는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등록된 후보별 후원금 모금 현황을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해 1월부터 모은 돈의 약 4분의 1을 법률비용에 썼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법률 비용으로 총 7600만달러(약 1050억원)를 지출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선거 캠프와 기타 친트럼프 조직이 모금한 총 후원액은 3억2600만달러(약 4504억원)였다.

즉, 전체 후원금의 26%를 법률 비용으로 사용한 셈이다. 같은 기간 바이든 진영이 법률 비용으로 지출한 돈은 약 1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게다가 바이든 진영이 같은 기간 모금한 돈은 총 4억1300만달러(약 5706억원)로 트럼프보다 약 1억달러 많았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사진=AP=연합뉴스]

케네디 지지율 14%.. 바이든 지지층 보다 트럼프 지지층 더 많이 흡수

여기에 민주당을 탈당 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두자릿 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이 분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공화당 지지층을 더 많이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트럼프에게는 악재라는 평가다.

앞서 미 공영방송 PBS와 뉴스아워와 마리스트가 실시한 다자 대결 구도에서 바이든 43%, 트럼프 38%, 케네디 주니어 14%를 기록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조사 참여자에 포함된 민주당원 중 8%, 공화당원 중 10%, 무당파 가운데 27%의 지지를 각각 얻은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지지표'를 더 많이 잠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16일 전국 단위로 실시한 NBC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양자 대결에선 바이든이 44%, 트럼프가 46%를 기록했는데 케네디 주니어 등을 포함한 총 5명의 다자 대결 구도에선 바이든 39%, 트럼프 37%로 역전됐다.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이 13%에 달했기 때문이다.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의 7%, 트럼프 지지자의 15%가 각각 케네디 주니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으로 법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F. 케네디의 아들인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거부 운동을 이끌며 음모론을 퍼뜨리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슷한 이미지의 활동을 해 온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케네디 주니어의 출마에 반대해온 케네디 가문 주요 구성원들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여동생인 케리 케네디는 지난 18일 “케네디가는 조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케네디가에서 최소 15명이 바이든 지지를 표명했다고 AP가 보도했다.

한편,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달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 전처인 니콜 섀너핸을 부통령으로 지명하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 등 7주에서 후보 등록 요건을 갖췄고, 50주 전체에 이름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만일 케네디 주니어가 15%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할 경우 오는 9월부터 세 차례 있을 대선 후보 TV 토론에도 바이든·트럼프와 나란히 설 수 있게 된다. 3자 구도로 치러진 대선 TV 토론은 기업인 출신 로스 페로가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1992년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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