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의 피해를 낸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인물인 권도형(33) 테라폼랩스 대표가 23일 몬테네그로 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으나 외국인 수용소로 이송됐다. 애초 몬테네그로 항소법원 판결에 따라, 이번 주말 권씨의 한국 송환이 확정됐으나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이 이에 불복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는 이날 권씨가 수도 포드고리차 스푸즈 교도소에서 출소하자마자 경찰청으로 호송돼 외국인 조사관에게 조사받았다고 보도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씨가 출소 뒤 해외 출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 권씨의 유효한 여권을 압류하라고 명령하면서, 권씨는 경찰청 조사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의뢰인은 오늘 출소 뒤 한국으로 송환될 때까지 자유롭게 지냈어야 했지만, 경찰청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불법적인 조사가 이뤄졌다”며 “법원이 여권을 빼앗는 조처를 했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지난 이틀간 대검찰청의 행동(적법성 판단 요청)과 그에 대한 대법원의 발 빠른 조처까지 모든 게 불법적”이라며 “오늘 그 불법적인 결정에 따라 권도형은 외국인수용소에 수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로디치 변호사는 이런 상황을 행정법원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인종적 긴장 조장이 어떻게 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은 지난 20일 항소법원이 권씨의 한국 송환을 확정하자 “대법원에서 적법성 여부를 판단해 법원의 결정을 변경하는 판결을 내달라”고 지난 21일 요청한 바 있다. 대법원은 22일 이를 받아들여 권씨의 한국 송환을 잠정 보류하고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만약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기존 결정이 번복된다면 권씨는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도 있다. 권씨 쪽은 여러 범죄의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는 미국에서 징역 100년 이상을 받을 것을 고려해 한국으로의 인도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금까지 나온 경제사범 최고 형량은 약 40년이다. 대법원은 결정 기한을 확정하지 않았다.

이날은 권씨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테라·루나 폭락 직전이던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떠돌다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이용해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2023년 3월23일 붙잡혔다. 그는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스푸즈 교도소에서 4개월간 복역한 뒤 범죄인 송환 절차에 따라 8개월간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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