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 보도 갈무리

미국 저널리즘 대학 교수 등 학자들이 하마스의 ‘조직적 성폭력’ 보도 허위 논란에 휩싸인 뉴욕타임스(NYT)에 대해 독립적인 외부 검토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펜실베이니아대, 뉴욕대 등의 저널리즘학 교수 59명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NYT의 아서 그레즈 설즈버거(A.G.Sulzberger) 회장과 편집장 및 국제편집자 앞으로 NYT 보도에 대한 ‘전문가의 철저하고 완전한 독립적 검토’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지난해 12월31일자 NYT 1면에 게재된 <‘말 없는 비명’ : 10월7일의 성폭력(‘Screams Without Words’: Sexual Violence on Oct.7.)> 기사 관련 “즉시 저널리즘 전문가 그룹에 의뢰해 해당 기사의 보도, 편집, 출판 과정에 대한 철저하고 완전한 독립적 검토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다.

학자들은 NYT 편집 리더십을 향해 “보도와 편집 과정에 제기된 중요하고 문제가 되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러한 무대책이 NYT 자체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분쟁 지역에서 일하는 미국 기자들과 팔레스타인 언론인(언론인보호위원회 CPJ는 지금까지 약 100명이 이번 분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을 포함한 언론인들을 적극적으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NYT가 해당 보도에 이름을 올린 프리랜서 기자들을 어떻게 검증했고 이들의 보도가 어떻게 1면에 배치됐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일례로 아낫 슈워츠(Anat Schwartz)의 경우 이전에 뉴스 보도 경험이 없고 이스라엘 공군에 복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NYT가 지난 3월 해당 기사에 대해 ‘새로운 영상 증거물이 기사 내용과 상충한다’며 온라인판 기사에만 ‘업데이트’를 추가했다고도 지적했다.

학자들은 또한 “NYT 기사의 영향력은 가늠하기 불가능할 정도다. 지금은 전시 상황이며 많은 사람들은 국제사법재판소가 대량학살 혐의가 ‘그럴 듯하다(plausible)’고 판단할 영역으로 상황이 전개되기 전에, 이를 억제할 수도 있었을 결정적인 순간에 NYT 보도가 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런 심각한 상황을 고려할 때 NYT는 독립적인 검토를 요청하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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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학자들은 “독립적 검토 결과 중대한 잘못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는 NYT 뿐 아니라 모든 언론계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 이야기에 의심의 구름이 드리워지도록 한다면 갈등 과정에서 NYT가 생산하는 모든 저널리즘이 어두운 그림자 아래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NYT는 지난해 12월 <말 없는 비명: 하마스는 10월7일 어떻게 성폭력을 무기화했나>라는 기사를 내보낸 뒤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NYT가 피해자로 특정한 이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부인한 가운데 이를 다루려던 NYT 팟캐스트 방송이 취소됐고, NYT 경영진이 ‘팟캐스트 철회’ 사실을 외부에 밝힌 직원을 색출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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