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나 민주당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어느 한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나 민주당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어느 한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는 각각 3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 대학생들의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확산되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재판으로 인한 천문학적 법률 비용 탓에 캠페인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달 1천억원이 넘는 후원금 모금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바이든 38% vs 트럼프 40% → 바이든 37% vs 트럼프 37%.. 바이든 상승세 확인

더힐, 바이든 45% vs 트럼프 44.9%

최근 여론조사 지표를 놓고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상승세가 확인된다.

6일(이하 현지시각) 공개된 USA투데이와 서포크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차기 대선 주자로 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지난 1월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37%, 바이든 대통령 34%를 기록했고, 3월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0%, 바이든 대통령이 38%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락세인 반면 바이든의 지지율은 조금씩 상승하며 넉달새 3%포인트의 격차가 좁혀졌다.

바이든은 35세 이하(34%), 흑인(64%) 유권자로부터 트럼프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백악관이 최근 대마초 규제를 완화하고 학자금 부채 탕감 정책을 추진하는 등 젊은층 유권자를 위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핵심 이슈인 낙태권에서 여성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있으며, 흑인·아시아계 혈통을 활용해 유색인종 유권자를 다방면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도 바이든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24%는 남은 6개월간 지지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고, 12%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8%는 제3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5%는 또 다른 제3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DDHQ)에 따르면 근래 실시된 685개 전국 여론조사의 평균을 집계한 결과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4.9%)을 0.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지난 5일 공개된 I&I와 TIPP 공동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2%포인트 앞섰고, 같은 날 발표된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1%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돌렸다. 또 ABC뉴스와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다만,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후보까지 포함할 경우 선두가 바뀌었다.

더힐과 디시전데스크 144개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1.2%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0.1%)을 1.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8.5%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우세

전체적인 지지율에서는 바이든의 상승세가 확인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경합주에서는 트럼프의 우세를 엿볼 수 있다.

미국 대선은 각주별로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50개 주 가운데 펜실베니아(19명)·네바다(6명)·미시간(15명)·조지아(16명)·노스캐롤라이나(16명)·애리조나(11명)·위스콘신(10명) 등 경합주의 선거인단은 특히 중요하다. 단 1표라도 앞선다면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올 수 있어 미 대선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곳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아슬아슬한 차이로 이기며 당선됐고, 바이든 대통령도 2020년 경합주에서 뒤집기에 성공하며 당선됐다.

가장 최근 발표된 경합주 여론조사를 보면 7개의 경합주 가운데 트럼프는 5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이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진행한 4월 경합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미시간에서 2% 포인트 차, 펜실베니아에서 1% 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섰다.

하지만 네바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위스콘신 등 5개 경합주에서는 트럼프가 5% 포인트 차 내외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에서 트럼프가 실제로 승리한다면 트럼프는 5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되고 바이든은 34명에 그치게 된다.

바이든, 중동·경제 문제로 젊은 지지층 실망.. 트럼프, 4월 한달간 1천억원 모금

현재 국내외 상황을 놓고 보면 젊은 지지층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유리해 보인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며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미국 대학을 중심으로 반전 시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이든에게 큰 부담이다.

지난 4월 18일 이후 이달 6일까지 전국 50개 대학에서 체포된 사람의 수가 2500명을 넘어섰고, 지금도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반전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반전 시위와 경찰의 진압이 벌어지기 직전에 실시된 하버드 정치연구소의 청소년 여론조사에서 18~29세 미국인들은 가자지구 분쟁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처에 대해 76%가 반대, 1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후 경찰의 강경 진압이 논란이 되는 만큼 반대 여론은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 내 인플레이션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4월 말 실시한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여론조사에서 18~29세 유권자의 22%가 인플레이션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이들 젊은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지 않더라도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바이든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젊은층 유권자들이 바이든의 핵심 지지층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반면, 사법리스크로 천문학적인 재판 비용을 지불하며 자금난에 빠져 있던 트럼프 진영은 최근 한달간 1천억원이 넘는 모금액 덕분에 다시 여유를 되찾게 됐다.

모두 4개의 형사 재판을 진행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비용 중 상당액을 대선 자금으로 충당하면서 '돈 가뭄'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난 3월 한달간 사용한 법률 비용만 400만달러(약 55억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트럼프 측은 7천620만달러(약 1천35억원)를 모금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지난 3월 후원금 총액(6천560만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트럼프 선대위는 "지난달 전체 후원금의 절반이 소액 기부자로부터 발생했다"며 "우리의 기반이 강화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는 지난 3~4일 자택인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고액 기부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는데 이 자리에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치인 7명이 참석하면서 마치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오는 7월 15~18일 일리노이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 대선 자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다.

여기서 트럼프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부통령 후보군인 J.D. 밴스·마코 루비오·팀 스콧 상원의원, 엘리스 스테파닉·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등이 모두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잠재적 부통령 후보들을 과거 리얼리티 쇼인 '어프렌티스' 스타일로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는 젊은 여성 또는 흑인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 강성 이미지를 보완해줄 인물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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