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쟁반에 놓인 크루아상과 커피잔과 물이 담긴 투명한 컵 하나. 하얀 셔츠에 까만 앞치마까지 갖춰 입은 웨이터 수백 명이 앞다투어 걷는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에게는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티켓을 준다.

2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웨이터 경주 대회가 열렸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한 손에 쟁반을 들고 파리 중심부의 마레 지구를 1.2마일(약 2㎞) 빠르게 걷되, 쟁반에 담긴 내용물은 최대한 ‘안전’하게 배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대회에는 약 2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이 가는 길마다 관광객들도 가득 모였다.

대회의 규칙은 간단하다. 깔끔한 웨이터 복장을 갖춰 입고 한 손으로 크루아상, 커피잔, 물이 가득 담긴 컵이 놓인 쟁반을 든다. 결승선을 빨리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물을 흘리거나 커피잔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심사위원들이 확인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만약 규칙을 어기면 기록에 30초나 1분씩을 추가한다. 두 손으로 쟁반을 들거나 뛰면 실격 처리된다.


 


‘커피 레이스’라고도 불리는 이 대회는 110년 전인 1914년 파리에서 시작됐다. 이후 독일, 영국 등 유럽은 물론이고 아르헨티나 등지로도 확산됐다. 다만 정작 파리에서는 예산 문제로 2012년부터는 대회가 열리지 않다가 13년 만에 부활했다. 당국에서 쟁반, 앞치마 등을 위해 10만유로(약 1억4천만원)를 지원하면서다.

오는 7월 파리올림픽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일종의 운동경기이면서 파리의 카페 문화와 웨이터라는 직업을 잘 알릴 수 있는 이 대회가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에이피 통신은 “(웨이터들은) 올림픽에 밀려들 관광객 수백만 명의 주문을 받고 갈증을 해소해 줘야 한다”며 “13년 만에 웨이터 경주 대회가 열린 것은 올림픽에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대회의 우승자들은 올림픽을 앞두고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됐다. 남녀 우승자 2명은 7월26일 열리는 파리올림픽 개막식 티켓 2장과 파리 고급 호텔 숙박권 등을 받았다. 이들은 각각 13분30초, 14분12초라는 기록을 세웠다. 여성 우승자인 폴린 반 와이머쉬는 “주말도, 크리스마스도 없이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는 것은 피곤하지만, 이 일은 이제 내 디엔에이(DNA)의 일부”라고 말했다. 34살인 그는 16살부터 웨이터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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