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명령 대상 아니었던 서부에도 미사일 떨어져

“점령” 선언했던 가자 북부 자발리야에 재공습 가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네타냐후에 외교적 해법 촉구

이스라엘군이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동부 지역에 추가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일각에선 피란민이 밀집한 라파 시내와 가까운 중부 지역 일부에도 대피 명령 전단이 살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사회 만류에도 이스라엘의 라파 중심부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강경 일변도 군사작전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라파 동부의 샤부라 난민촌과 제니나, 키르베트 알아다스 등에 민간인 대피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라파 동부 일부 지역에 첫 대피령을 내린 지 닷새 만이다. 아드라이 중령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라파 북서쪽에 있는 알마와시를 ‘안전지대’로 지정했다.

하지만 알자지라는 이날 “이스라엘군 공격이 거세지고 있는 라파 동부뿐 아니라 중부에도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라파 동부에서 중부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쿠웨이트 병원은 모든 환자를 다른 곳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사헤브 알함스 병원장은 “안타깝게도 병원이 대피 지역에 포함됐다”며 “이 지역에서 환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호소했다.

CNN은 이날 애초 대피 명령 대상이 아니었던 라파 서부 알하샤신에도 이스라엘군이 미사일을 다수 떨어뜨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의 라파 중심부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은 라파에 있는 하마스 세력을 모두 제거해야 가자지구 작전 전체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 재공습을 가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공격 몇시간 전 자발리야 전역에 대피 명령 전단을 뿌렸다고 전했다. 자발리야는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이 가장 먼저 전력을 쏟아부었던 곳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아직 하마스를 결정적으로 패배시키지 못했다는 증거”라며 “이스라엘군의 자발리야 복귀는 전쟁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또 다른 지표”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정보장교 출신 마이클 밀슈타인은 NYT에 “이스라엘군이 점령을 선언하고 빠져나간 지역에서 하마스가 직접 또는 다른 무장세력을 통해 통제권을 되찾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내부에서조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하마스 절멸’이라는 목표만 강조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스라엘 채널13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전후) 가자지구 통치 기구 구성을 위한 외교적 움직임이 없다면, 우리는 하마스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비슷한 군사작전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사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첫 대피령 발령 이후 지금까지 약 30만명이 라파를 떠나 칸유니스와 알마와시 등 안전지대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안전지대로 지정된) 알마와시는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황량한 해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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