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산업연구원의 조선산업 경쟁력 분석 결과 지난해 중국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연구·개발(R&D)·설계·조달 부분에서는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13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조선업의 한·중·일 비중 증가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조선업 종합경쟁력에서 지난해 중국이 90.6으로 한국(88.9)을 1.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연구·개발(R&D)·설계·조달 부분에서는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만, 생산 부문에서는 중국에 역전됐다. 선박 유지·보수 사업인 애프터마켓(AM)과 서비스 수요 부문은 큰 격차가 지속되면서 종합경쟁력에서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지난 3월 수주잔량 기준 단일 조선소로는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삼호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1~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조선소 그룹을 기준으로하면 중국 최대 국영 조선 그룹인 중국선방공업(CSSC)이 큰 차이로1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원양해운(COSCO), 차이나머천드 등도 10위 안에 들었다.

국가별 조선산업 경쟁우위 진단결과.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은 국영 조선소가 중국 조선업의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국영 조선 그룹을 중심으로 선박과 해양플랜트, 군함 등 특수선의 신조와 수리, 개조가 가능하다. 또 여러 설계회사와 연구소, 금융사 등도 보유하고 있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주나 생산 물량이 많아 경쟁력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군함을 건조하면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불황에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최대 규모의 해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군함 수에서는 세계 최강인 미국도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보유한 상선의 선복량은 세계 1위로 4위인 한국의 4배 규모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공정 경쟁 체제하에서 조선업에 대한 지원이 제한적이고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중국과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의 핵심 강점인 조선업을 기반으로 해운, 선박금융, 국방을 아우르는 ‘한국형 해양전략’의 수립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불공정 경쟁이나 해상패권 확대에 대한 우방국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환경변화에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한국형 해양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위해서는 조선산업을 기반으로 해운·선박금융·국방을 포괄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021년부터 매년 조선산업 경쟁력을 분석해왔다.조선산업의 구조를 분석해 종합적으로 경쟁우위를 진단하고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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