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모스크바 외곽 콘서트장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 세력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서유럽 국가들도 경계 태세를 높이며 추가적인 테러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각)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국가 안보 경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는 등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는 모스크바에서 테러가 발생한 직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재로 긴급 안보 회의를 열어 지난 24일부터 경계 수준을 강화했다. 프랑스에선 현재 군 병력 3천명이 기차역과 예배당, 학교 등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고, 4천명을 대기 인력으로 둘 예정이다.

이슬람국가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은 모스크바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고, 미국 정보당국도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국가 세력이 “지난 몇 달에 걸쳐 프랑스에서도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국가호라산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러시아에서 테러가 발생한 뒤 이틀만에 ‘예방 조처’로서 경계 수준을 최고치로 격상한 것이다.

이탈리아도 지난 25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부활절(3월31일) 전 일주일의 고난 주간에 대비해 안보 태세를 강화했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장소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감시와 검문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주 로마와 바티칸에서 다양한 행사 일정을 앞두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독일 또한 6월부터 열릴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사태를 주시 중이다. 독일 코넬리우스 풍케 내무부 대변인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여전히 극심하다”고 했다. 다만 모스크바 테러에 의해 정부 차원의 위험 평가 정도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슬람국가 세력의 테러로 유럽을 비롯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된 국가들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러시아와 이란, 중국 등 ‘권위주의’ 세력과 대결 구도를 펼치고 있지만, 이슬람국가 세력엔 양쪽의 국가들 모두 “전멸시켜야 할 적”일 뿐이라고 상기했다. 앞서 지난 1월 유엔(UN)은 보고서를 내어 “유럽에서 이슬람국가호라산에 의해 진행 중인 작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유엔에서 대테러 관련 고위직 관료로 있었던 에드문드 피튼-브라운은 뉴욕타임스에 “파리 올림픽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최상의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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