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를 동원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일부 허용한 데 이어 공격 가능 범위를 더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무기를 사용한 러시아 내부 공격을 승인했다고 확인하면서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적응과 조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블링컨 장관의 ‘적응·조정’ 발언이 향후 전장 상황과 전쟁 방향 변화에 따라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 범위가 바뀔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는 하르키우 방어를 위해서만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했다고 전해졌다.

미국이 러시아 본토 공격에 허용한 무기 종류가 전쟁 국면을 전환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NN은 이날 복수의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이것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은 작다”고 짚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무기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과 야포 체계 등이다. 더 먼 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한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은 여전히 러시아 본토 공격 사용이 금지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가디언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에 스톰 섀도 미사일 같은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100%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영국 등 다른 동맹국도 자국산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각지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1일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자포리자·도네츠크 등 5개 주(州)의 에너지 시설, 서방 무기 보관 창고 등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로 폭격당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전날 텔레그램 채널에 “(서방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면) 우크라이나와 나토 동맹은 파괴적인 힘의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을 때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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