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선거 투표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대선은 멕시코 헌정 200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은 가운데, 현지 매체의 출구조사에선 집권당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후보가 승리할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멕시코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집권당 국가재건운동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후보가 2일(현지시간) 투표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주(州) 코요메판에서 투표소에 난입한 괴한들이 유권자와 선거 사무원을 위협하다 2명에게 총을 쐈다. 총상을 입은 피해자 중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범행의 구체적인 동기와 범인 체포 여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푸에블라주의 또 다른 지역인 틀라파날라에서는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복면과 두건을 쓴 6∼7명이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훔쳐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자 1명이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케레타로주에선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투표소 최소 4곳에서 투표함에 불을 지르거나 방화를 시도해 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멕시코 선거 현장에서 개표를 준비 중이다. AFP=연합뉴스

앞서 전날 밤에는 선거를 몇 시간 앞두고 시의원 후보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미초아칸주 검찰청은 "1일 밤 쿠이체오 지방의원 선거에 여당 후보로 출마했던 이스라엘 델가도 베라(35)가 피살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자택 근처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던 중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며 "살인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 당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최소 25명의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이 숨졌다고 집계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선거 당일 2만7000여명의 군 장병과 국가방위대원을 투표소 주변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는 폭력 범죄가 빈번하고 살인율이 높은 편이다. 마약 카르텔과 갱단이 치안을 불안정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란 분석이다. 2018년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폭력 범죄 감소를 공약했으나 살인율 감소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양분되는 등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선거를 둘러싼 폭력 사태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멕시코 대선 후보인 소치틀 갈베스. AP=연합뉴스

선거 날인 3일 전국 곳곳에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투표소 앞엔 유권자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이날 총선, 지방선거도 동시에 치러져 유권자는 1억 명, 선출자 수는 2만 명이 넘는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멕시코에서 1824년 헌법 제정 후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 여부다. 멕시코는 남성 중심 문화가 뿌리 깊어 '마초의 나라'로 불려왔다.

당선이 유력한 셰인바움 후보와 뒤를 쫓는 우파 야당 연합 광역전선의 소치틀 갈베스(60) 후보 모두 여성이다. 셰인바움 후보는 포퓰리즘이라고 평가받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기존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했고, 갈베스 후보는 치안 강화 등을 공약했다.

멕시코 대통령은 6년 단임제이고 당선된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10월1일 시작한다. 이번 대선의 잠정 집계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1시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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