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후발주자 핀둬둬(拼多多)와 콰이서우(快手)가 빠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왕년의 형님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징둥(京東)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얼마 전 발표된 1분기 실적에서, 핀둬둬는 매출 증가율로 나머지 업체들을 크게 따돌렸다. 순이익의 경우, 콰이서우가 가장 가파르게 늘어난 반면, 알리바바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후발주자 핀둬둬와 콰이서우가 빠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왕년의 형님 알리바바와 징둥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알리바바 울고, 핀둬둬⋅ 콰이서우 웃고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순이익에서 핀둬둬와콰이서우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핀둬둬의 1분기 순이익은 280억 위안(약 5조 3163억 원)으로 집계됐고, 콰이서우는 41억 위안(약 7784억 원)으로 분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징둥도 순이익 73억 6500만 위안(1조 3966억 원)으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알리바바는 순이익이 9억 1900만 위안(약 1744억 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 대비 수직으로 하락했다.

순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핀둬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왕징서전자상거래연구센터(網經社電子商務研究中心) 류쥔빈(劉俊斌) 연구원은 “핀둬둬의 호실적은 중국 국내 플랫폼의 전환, 농산물 집중, 소비자의 수요에 부합한 해외 플랫폼(테무)의 가성비 전략 등의 배경이 원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소위 ‘핀둬둬 열풍’은 고품질 소비, 고품질 공급, 고품질 생태계라는 ‘3고(三高)’ 전략이 먹혀들어간 덕분이라는 얘기다. 전면 위탁 관리 혹은 일부 위탁 관리 방식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역시 높은 실적을 가져온 원인으로 꼽힌다.

주목할 만한 점은, 4대 업체 가운데 막내에 해당하는 콰이서우가 순이익 증가율 571.82%로 가장 앞섰다는 사실이다. 

왕징서전자상거래연구센터모다이칭(莫岱青) 애널리스트는 “이 데이터는 콰이서우의 수익 능력이 현저히 향상됐음을 보여준다"라며, “향후 회사의 발전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중국 대표 이커머스 업체 알리바바는 순이익이 85.7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알리바바는 2024년 1분기 매출에서도 2218억 7400만 위안(약 42조 원)으로, 징둥(2600억 위안/약 49조 원)에게 1위를 내주었다. 이커머스 사업 투자 등으로 비용이 증가했지만, 투자한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하락하면서 수입이 크게 줄었다. 다만, 이는 알리바바가 미래 전략에 주목하고 수익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장점 극명, 알리바바-핀둬둬 2라운드 서막 

4대 이커머스 업체의 실적 추이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했던 알리바바의 경우, 디지털 전략을 토대로 기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효과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알리바바의 차이충신(蔡崇信) 회장은 “2024년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은 다시 성장 궤도에 복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 업체는 각자의 특장점이 분명하다. 핀둬둬는 독특한 시장 전략과 비용 통제 능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징둥은 탄탄한 물류 기반과 기술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 알리바바는 현재 위기에 직면했지만, 이커머스 업계에 뿌리내린 기반과 누적 기술만큼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 모델도 다소 차이가 있다. 알리바바와 핀둬둬의 직접적인 매출은 여전히 자체 플랫폼의 광고와 서비스 비용이며, 징둥은 상품 판매로 직접적인 수익을 올린다. 핀둬둬는 초기에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태워서 고객을 선점하는 방식으로 높은 트래픽을 올렸고, 이 전략을 최근 해외 시장에서도 고수하고 있다. 콰이서우의 경우 최근 이커머스 매출이 다른 사업 부문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편, 실적 발표 후, 핀둬둬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시총 2180억 달러(약 300조 원)를 기록, 알리바바를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핀둬둬가 또 한 번 알리바바를 뛰어넘으면서, 핀둬둬 열풍이 한순간의 해프닝이 아니라는 말들이 나온다.

핀둬둬의 역전은 중국 이커머스 업계 판도의 변화를 반영한다. 

과거에는 알리바바와 징둥이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며 양강 구도를 이뤘었다. 하지만, 최근 핀둬둬가 빠르게 굴기하고 콰이서우, 쑤닝(蘇寧) 등 여타 업체들이 발전하면서 ‘다자 경쟁’이라는 새로운 판도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을 토대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핀둬둬, 투자와 혁신을 토대로 화려한 복귀를 준비하는 알리바바, 중국 이커머스 시장 2라운드 경쟁이 시작됐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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