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이 미국 등이 공중에서 투하하는 구호품을 받으려고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익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6일 미국 시엔엔(CNN)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 인근 해안에서 주민 12명이 바다 위에 떨어진 구호품을 받으려고 갔다가 익사했다고 팔레스타인 구급 대원들과 가자지구 당국이 밝혔다. 일부 매체들은 사망자 규모가 18명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지 인권단체와 목격자들은 익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구호품의 공중 투하가 시작된 이달 초부터 계속되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에도 가자시티에 공중 투하된 구호품을 받으려다가 주민 최소 5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가자지구 당국은 밝혔다. 가자지구 당국은 이날 서방 국가들에 공중을 통한 구호품 투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이 방식은 불쾌하고 잘못됐으며 부적절하고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급히 구호품의 육로 수송을 늘리라고 촉구했다.

구호품이 투하된 가자시티 서부 해안가 현장에서 시엔엔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수백명의 인파가 구호품 투하를 기다리며 해안가에 몰려들었으며 일부 주민들은 안전 장치 없이 바다로 뛰어들어 구호품을 획득하려 애썼다. 그러다 몇몇은 파도에 휩쓸려 주검으로 떠오르고 또다른 이들은 익사 위기에 처해 심폐소생술을 받거나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 사건을 목격한 아부 모하마드는 시엔엔에 “구호품이 해안에서 거의 1㎞ 떨어진 바다에 떨어졌고, 수영할 줄 모르는 남성들이 구호품을 얻으려다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해 사망했다”며 “사람들은 모두 배고프고 먹을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망자가 나온 구호품 투하는 어느 국가가 실시했는지 불분명하다. 하루 전인 25일 이집트·독일·영국·미국·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요르단 등이 가자지구 상공에 구호품 공중 투하를 실시했다. 미국은 이달 3일부터 구호품 공중 투하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뒤 220여만명이 사는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며, 가자지구에 물자 공급을 차단하며 봉쇄했다. 이후 일부 생필품 공급이 제한적으로 재개됐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고 가자지구 주민의 기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가자시티 외곽에서 구호 트럭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뒤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는 일까지 겹쳐, 최소 112명이 사망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미국은 구호품이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채 땅에 떨어질 때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바다 위에 떨어뜨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구호품들이 파도를 타고 육지에 닿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먹을 것이 부족한 주민들이 구호품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다 익사하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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