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갔던 인질 여성이 55일간의 구금 생활 동안 고문과 성폭력을 겪었다고 공개적으로 증언했다. 지난해부터 유엔(UN)과 이스라엘 정부 및 단체들은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이 성폭력에 노출돼있다고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피해를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때 납치됐다가 같은해 11월30일 석방된 이스라엘인 여성 아미트 수산나(40)는
26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그는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피해에 대해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55일간 터널·사무실·가정집을 포함해 약 6곳의 장소에 구금됐으며, 구금 기간 중 감시 역할을 하는 하마스 대원에 의해 구타와 고문 그리고 성추행 및 성폭력을 겪었다고 밝혔다. 인질로 잡힌 지 며칠 뒤부터 경비를 서던 하마스 대원이 그의 옆에 앉아 몸을 만지는 등 추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구금 공간인 침실 및 욕실 등에서 하마스 대원이 문 앞을 지키고 있다가 옷을 벗기고 총부리를 겨누며 성행위를 강요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자신을 ‘무하마드’라고 밝힌 하마스 대원으로부터 지난해 10월24일 성폭행을 당했다고도 증언했다.
수산나는 지난해 11월30일 석방된 직후 의료진과 사회 복지사에게 이런 내용을 알렸으며, 의료진은 수산나의 진술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상담 문서에 하마스의 구체적 범행이 명시돼 있지만 뉴욕타임스는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인터뷰는 이달 중순 8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는 석방 당시 석방이 취소되지 않기 위해 구금 기간 하마스에 잘 대우 받은 척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지적 재산권 로펌의 변호사로 일하던 그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인근에 위치한 크파르아자 키부츠의 자택에서 최소 10명 이상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의해 가자지구로 납치된 뒤 55일간 구금됐다 풀려났다.
하마스는 인질들에 대한 성폭력을 부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수산나의 증언에 대해 하마스에 해명을 요청하자, 바셈 나임 하마스 대변인은 1300자가량의 답변서를 보내 “조사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상황에선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임 대변인은 뉴욕타임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군의 성폭력을 보도하는 데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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