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하마스에 납치된 지 245일 만에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이 가족들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에게 물과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무더위 속에 담요를 덮어두는 등 학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혀갔다 약 8개월 만인 지난 8일 풀려난 4명을 치료한 의사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인질들이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동안 거의 매일 구타를 당했으며 물과 음식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의사 이타이 페사흐는 8개월간 이들의 건강이 악화됐다면서 “처음에는 건강 상태가 좋아 보였지만, 모두 영양실조 상태다.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해 근육이 극도로 쇠약해졌고, 그로 인해 다른 체계에도 손상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 시간 신체적, 정신적 다른 유형의 학대 등을 받았으며 이는 이해 범위를 벗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하마스에 납치된 지 245일 만에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이 가족들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일 풀려난 인질 4명 중 1명인 안드레이 코즈로프(27)는 가족을 통해 그가 당한 피해를 증언했다. 러시아에서 2년 전 이스라엘로 이주한 코즈로프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레임 키부츠 음악 페스티벌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도중 하마스에 의해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코즈로프의 아버지 미하일은 “(하마스는) 아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행동에 대해 아들에게 벌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가장 더운 시간대에 코즈로프를 담요로 덮어 더위 속에서 탈수 증상을 일으키게 했다고 전했다. 또 물리적인 학대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하면서 매우 사소한 일로도 처벌했다고 했다.

코즈로프는 이스라엘군이 자신을 구출하러 왔을 때 자신을 죽이러 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미하일은 “하마스가 수개월간 이스라엘이 그들(인질들)이 이스라엘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모두 죽이려 한다고 거짓말을 했고 아들이 매우 무서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약 3000여명의 무장대원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1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의 군인과 민간인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 중에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났으며, 130여명은 풀려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전쟁 중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스라엘군은 최소 4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난 인질 생존자들도 앞서 구금 기간 성폭행과 고문 등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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