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동률의 초접전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동률의 초접전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9시 열리는 첫 TV토론에서도 양자간의 팽팽한 격돌이 예상된다. 미 정가에서는 이번 토론을 계기로 팽팽한 대선 구도에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제부터 외교 안보까지 여러 쟁점을 다루기에는 90분이라는 토론회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 지지세를 흔들만한 요소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개 경합주 팽팽.. NYT "바이든,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서 이기면 재선 가능"

25일 뉴욕타임스(NYT)는 주요 여론조사 대선 후보 지지율 평균을 분석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로 동률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NYT는 데이터 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수집한 전국 여론조사를 수행 기관별 조사방식과 시기 등에 따라 자체 가중치를 준 뒤 평균하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가장 최근에 조사됐으며, 표본 크기가 크고, 잠재적 투표층을 대상으로 할수록 신뢰 점수를 더 주는 방식이다.

대선 승패를 결정지을 7개 경합주에서도 바이든과 트럼프는 오차범위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네바다는 바이든 45% 트럼프 49%, 애리조나 바이든 45%, 트럼프 48%, 조지아 바이든 45% 트럼프 49%, 노스캐롤라이나 바이든 43% 트럼프 48%로 집계됐다.

또, 위스콘신은 바이든 45% 트럼프 47%, 미시간 바이든 46% 트럼프 48%, 펜실베이니아 바이든 46% 트럼프 48%로 격차가 더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외 나머지 지역에서 지난 대선 때와 같은 결과를 유지한다면 양측이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 수는 각각 226명, 219명이다.

NYT는 만일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승리한다면 재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27일 TV토론, 바이든 '사법리스크' vs 트럼프 '고물가' 공방 예고.. 고령리스크도 변수

이처럼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열리는 첫 대선 TV 토론회가 향후 대선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TV토론은 CNN의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튜디오에서 청중 없이 진행된다. 한 후보가 발언할 때는 다른 후보의 마이크가 꺼진다. 4년 전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도중에 끼어들고 방해하며 난장판이 됐던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또, 이번 토론은 사전 연설문이나 준비된 메모는 지참할 수 없고, 후보들은 펜과 메모장, 물 한 병만 소지할 수 있다. 90분 토론 중 광고를 위한 두 차례의 휴식이 주어지지만 후보들은 캠프 관계자들을 접촉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두 고령 후보의 인지력도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론에서 두 후보는 미국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인 불법 이민과 경제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비롯한 정책 현안을 놓고 격렬하게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미 정가에서는 바이든은 트럼프의 사법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최대 위협이며 대통령을 다시 하기에 너무 위험하고 불안정한 인물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뒤집기 시도, 국가기밀 유출 및 불법보관,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등 총 4가지 사안으로 형사 기소된 점도 주요 공격 소재다.

반면, 경제 분야에서는 트럼프의 맹공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법, 인플레이션감축법, 반도체법 등 대표 입법 성과를 내세우며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가 미국의 독보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고 주장하지만, 유권자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경제가 나았다는 의견이 더 많은데 이는 바이든 임기 내내 계속된 고물가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고물가를 지적하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미국 남부 국경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 문제도 이번 토론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국경 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로 꼽고 있으며 미국인 다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세계 곳곳의 죄수와 마약범, 정신병자와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부 불법 이민자의 범죄를 전부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국경을 안전하게 하는 데 필요한 예산 처리를 협조하지 않았고, 그 배후에는 이민문제를 쟁점화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로서 난민 보호와 합법적인 이민은 계속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령 리스크도 변수로 꼽힌다.

시청자들은 바이든이나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한 징후를 보이는지 유심히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가 신체반응 속도가 늦고, 언어적 실수도 하는 가운데, 외교적으로 민가한 시기에 그의 실수가 반복될까 우려한다.

트럼프 역시 때때로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혼동하거나 자신의 주치의 이름을 잘못 말하는 등 고령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美 유권자 '경제'는 트럼프, '민주주의 수호자'는 바이든

미국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제에 더 나은 후보라고 생각하지만, 민주주의 가치를 보존하는 데 있어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37%로 5월(36%)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경제'에 대해 두 후보 중 누가 더 나은 접근법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43%가 트럼프를 선택했고, 바이든은 37%에 그쳤다.

'이민' 이슈에 있어서는 공화당이 44%의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은 31%에 그쳤다.

바이든은 정치적 극단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대한 대응에서 39%의 지지를 받아 33%에 그친 트럼프보다 우위를 보였다.

바이든은 의료 정책에서도 트럼프보다 40%대 29%로 우위를 보였다. 바이든은 2020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 개혁을 추진해 의료보험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였을 때 부통령으로 재직했다.

美 경제 리더 및 전문가들 "바이든은 참을 수 있지만 트럼프는 두렵다"

노벨 경제학상 16명 "트럼프 재선시 인플레이션 재점화" 美 100대 기업 트럼프 후원 '0'

미국 유권자들이 경제 부문에서 바이든보다 트럼프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것과 달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과 미 100대 기업은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 16명은 공동 서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훨씬 우월하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과 CNBC가 25일 전했다.

이번 서한은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처음 보도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서한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최소 60%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적 학자 그룹인 이들은 세부 정책에 관해선 각자 다른 견해를 갖고 있지만, 바이든의 경제 정책이 더 우수하다는 점에는 같은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미국의 국제적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국내 경제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서한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주도했고 로버트 실러, 조지 애컬로프, 폴 로머, 앨빈 로스, 앵거스 디턴, 클라우디아 골딘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정파를 벗어난 싱크탱크의 연구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물가 상승률을 더 높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후원한 인물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처음으로 공화당 후보로 지명됐을 당시에도 100대 기업으로부터 한 건의 후원도 받지 못했다. 2020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도 100대 기업 중 2개 기업만 지원에 나섰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전체적으로 주요 기업인의 3분의 2가량이 등록된 공화당원이지만 이들이 그렇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의 핵심인 극우 '마가(MAGA)' 세력에 동조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국 예일대 경영연구소 제프리 소넨펠드 원장은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오늘날 미국의 최고 기업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단지 한 쪽은 참아낼 수 있고, 다른 쪽을 두려워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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