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디지털·행정·재정개혁 담당상이 사실상 차기 총리를 선출하는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의향을 굳혔다고 일본 언론이 27일 일제히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지지율이 바닥권에 머문 상황에서 유력한 ‘포스트 기시다’ 후보군 중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지난해 9월 13일 개각 당시 총리관저로 들어가고 있는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담당상. 로이터=연합뉴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장남으로 외무상·방위상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고노 장관의 총재선 출마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직전인 2021년 선거에선 결선 투표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패했다. 당내 중견·신진 의원들의 지지를 두루 받는 만큼 이번 선거에선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자신이 속한 파벌인 아소파의 지지다. 자민당 주요 파벌이 해산한 가운데 아소파에 최대 규모인 55명의 의원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파벌 영수인 아소 다로(麻生太郎) 자민당 부총재는 줄곧 기시다 총리를 지지해왔으나, 최근 정치자금법 개정을 둘러싸고 기시다 총리와 거리감을 두기도 했다. 고노 장관은 이 틈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고노 장관은 아소 부총재와 26일 밤 도쿄 아카사카의 일식집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출마 의지를 전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전날 밤엔 기시다 총리 역시 아소 부총재와 2주 연속 회동하는 등 재선 의지를 강조했다.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에선 “고노 장관은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얼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부 중진 의원 사이에선 당론과 달리 ‘탈원전’을  주장해온 고노 장관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018년 3월 8일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아소 다로 재무상(가운데), 고노 다로 외무상(오른쪽)이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또 다른 변수는 고노 장관과 가까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의 움직임이다. 스가 전 총리는 연일 ‘기시다 때리기’에 나서면서 “자민당에는 젊고 우수한 의원들이 적지 않다. 제대로 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여 나가겠다”(26일 발간 월간 하나다 인터뷰)고 밝혔다.

다만 무파벌로 파벌 해체를 강력히 주장해온 스가 전 총리는 고노 장관이 파벌을 탈퇴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스가 전 총리가 마지막에 누구의 손을 들진 아직 알기 어렵다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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