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통 풍습인 ‘종이돈 태우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4대 명절 중 하나인 청명절을 9일 앞둔 지난 26일, 장쑤성 난퉁시는 봉건적인 미신과 관련된 제사용품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내놨다. 시내에서 청명절 성묘나 제사 과정에서 불살라지는 종이돈 등의 생산·판매를 금지하고, 어길 경우 제품을 몰수하고 거래액의 1~3배의 벌금을 물린다는 내용이었다. 난퉁시 외에 톈진시 허핑구도 최근 비슷한 내용의 통지문을 발표했다. 난퉁시는 종이돈 생산·판매를 금지한 핵심 근거로, 대기오염 방지 및 통제법을 들었다.

중국 청명절은 음력 24절기 중 하나로, 한국에서는 주로 ‘한식’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청명절을 중시해 총 3일을 쉬며, 봄나들이를 가거나 성묘를 하고 제사를 지낸다. 이때 망자를 위해 종이돈이나 종이로 만든 소, 말, 자동차 등을 태우는 풍습이 있는데, 엄청난 양의 종이가 태워지면서 산불이 원인이 되고 대기를 오염시킨다. 베이징 시내에서도 청명절 기간 저녁 무렵 주민들이 거리에 한두명씩 나와 종이돈을 태우는 통에 매캐한 연기가 거리를 감싸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난퉁시의 이번 조처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2947만회 조회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대기 오염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난퉁시의 조처를 비판하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종이돈 태우기가 봉건 미신에 해당하는지 누가 결정할 수 있느냐는 비판부터, 식품 안전 단속을 이렇게 강력하게 하길 바란다는 반응도 있었다.

양청성 중난대 행정학과 교수는 “환경보호와 도시 위생을 중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순전히 이를 이유로 민속 문화를 금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에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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