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7일(현지시간) 파리 시내에서 총선 2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양팔을 번쩍 치켜들고 있다. 이날 치러진 프랑스 총선 2차 투표에서는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극우 정당을 누르고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EPA연합뉴스

“(극우가) 권력의 문턱에 다다랐다.”

극우의 득세에 위기의식을 느낀 프랑스의 4개 진보 정당 대표들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정치 연합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달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강경우파 유럽보수와개혁(ECR)이 극우가 예상보다 세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했고, 프랑스 내에서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의 지지율이 치솟았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등이 모인 ‘신민중전선’(NFP)은 6월30일과 7월7일 진행된 총선에서 하원 577석 중 182석을 차지하며 극우를 누르고 ‘제 1당’으로 올랐다. NFP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을 개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프랑스 사회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30년대 유럽의 파시즘 부상에 맞서 결성한 좌파 연맹인 ‘민중전선’에서 이름을 딴 NFP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이들은 부유세를 부활시키고, 고소득자와 기업으로터 거두는 세금을 늘려 정부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했다.

앞서 마크롱 정부는 2018년 자산을 130만유로(약 19억4000만원) 이상 가진 시민에게 부과하던 부유세를 없애며 노조 등과 갈등을 겪었다.

NFP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도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재정 적자 등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한 연금 개혁의 주요 내용은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고, 연금을 100% 수령하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을 1년 더 늘리는 것이다.

NFP는 공공 부문 근로자 임금 인상, 무료 급식 실시 등의 복지 확대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저임금을 14% 인상하고, 실업 급여 수령 조건을 까다롭게 한 마크롱 정부의 실업 보험 개혁 정책을 폐기하는 등 노동자 친화 정책도 약속했다.

이주 노동자와 학생, 취학 아동의 부모에게 체류 허가를 내주고, 미등록 이민자들을 돕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친이민 정책을 내걸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는 즉각 휴전을 지지하며, 양측 모두 죄수와 인질을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NFP는 하마스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탄하면서도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각에 대해서도 제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와 주권, 국경의 보전을 무조건 지지”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진보 성향의 영국 노동당에 이어 NFP가 최다 득표를 하면서 유럽에 거세게 불던 ‘우향우’ 바람에는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유럽공동체·군사동맹 분열 분위기가 사그라들고, 이민, 환경 등 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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