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관광 명소인 인어공주 동상. 게티이미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관광지에서 쓰레기를 줍는 관광객에게 무료로 박물관 이용권과 식사권 등을 제공하는 이색 실험이 벌어진다.

9일(현지시간) 덴마크 매체 더로컬, BBC 등에 따르면 코펜하겐 관광청은 오는 15일부터 관광명소의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관광객들의 친환경 실천을 장려하는 ‘코펜페이’를 도입한다.

코펜페이는 관광지에서 쓰레기 줍기, 대중교통 및 자전거 이용, 현지 농가에서의 봉사활동 등을 실천하는 여행객에게 무료 박물관 입장권, 카약 대여, 아침 식사 등 각종 보상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코펜페이는 일단 성수기인 다음달 11일까지 관광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된다. 미리 실험 참여 의사를 밝힌 박물관과 루프탑 식당, 카약 대여 업체 등 24곳에서만 코펜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관광청은 시범운영이 끝나면 코펜페이 도입을 확대할지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

관관청 측은 이번 실험을 통해 ‘여행은 환경을 파괴한다’는 생각 대신 ‘지속가능한 관광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리케홀름 피터슨 관광청 홍보담당자는 “일단 여행을 시작하면 오염을 유발하는 건 불가피하지만, ‘지속가능한 관광’이 자리잡도록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해볼 수는 있다”며 “코펜하겐 관광객들이 친환경적인 습관을 ‘기념품’으로 여기며 다른 여행지에서도 실천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코펜페이는 일방적으로 관광세 등을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여행중인 관광객들이 봉사활동 등에 시간을 들이기엔 보상과 동기가 부족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 달 코펜하겐을 방문할 예정인 오시 재스퍼(25)는 “환경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지만 “쓰레기를 모아서 작은 보상을 받으려고 시간을 쓰지는 않을 것 같다”고 BBC에 말했다.

이같은 코펜하겐의 실험은 세계 여러 나라가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이목이 쏠린다.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 각지에서 매년 몰려드는 관광객이 환경 오염과 교통 체증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하며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지난달부터 단체 관광객 규모를 제한해 입장료를 부과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신규 호텔 건설을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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