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선정 문제로 비난받아온 사무총장 사임

마린 르펜의 대선 운동 자금 수사도 시작

프랑스 낭트 시내에 모인 시위대가 삼색기를 들고 이날 발표된 총선 2차 투표 결과에 기뻐하고 있다. 이날 치러진 프랑스 총선 2차 투표에서는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극우 정당을 누르고 1당 자리를 했다.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조기 총선 결선 투표에서 3위로 역전패당한 데 이어 당 고위 인사의 사임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9일(현지시간) ‘르 텔레그렘’ 등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조기 총선 후보 선정 문제로 비난받아온 질 페넬 RN 사무총장이 사임했다. 그는 RN이 과반 의석수를 차지해 총리를 배출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마티뇽 계획’의 주요 책임자였다. 마티뇽은 프랑스 총리 관저 이름에서 따왔다.

페넬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큰 선거구의 후보 정하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인종차별적이거나 외국인 혐오를 드러내는 발언을 한 인물들이 후보로 선정되면서 책임론이 대두됐다.

앞서 노르망디의 한 RN 후보는 나치 독일 공군 모자를 쓰고 있는 과거 사진이 알려지면서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또다른 후보 한 명은 TV 인터뷰에서 RN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이 있어서 인종차별적이지 않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카탈루냐 출신이며 “내 안과의사는 유대인, 내 치과의사는 무슬림”이라고 말해 조롱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총선 1차 투표에서는 33.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RN은 이달 7일 2차 투표에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과 범여권인 앙상블에 밀려 3위로 밀려났는데, 인선 문제가 패배 원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8일 열린 이 당 전국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페르피냥 시장인 루이 알리오는 논란의 여지가 큰 인물들이 후보에 포함된 데 대해 분노를 표했고, 이 회의 뒤 페넬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도 프랑스 TF1 방송에 “후보 선정에 일부 실수가 있었다”면서 “이것이 당의 활동에 나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임이 후보 인선과는 관계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RN의 한 하원의원은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당선된 페넬이 유럽의회 의원직을 수행하기 위해 사임하는 것이지 총선 결과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의 2022년 대선 운동 자금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프랑스 검찰은 9일 최근 이 같은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르펜이 RN 후보로 출마했던 지난 대선의 선거 운동 자금을 둘러싼 횡령, 위조, 사기 등 혐의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최근 여러 악재와 맞물리면서 르펜의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르펜과 RN은 앞서 선거 운동 자금과 관련한 범법행위는 없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프랑스총선RN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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