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발언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호주대사가 출국 10일만인 21일 오전 입국했다.

이 대사는 이날 예정보다 30분 정도 빠른 오전 9시20분쯤 싱가포르발 SQ 612 항공편으로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항공기에서 내린 직후 거취 등을 묻는 경향신문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입국 수속대로 향했다.

앞서 이 대사는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결정으로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출국한 지 11일 만의 귀국이다.

이 대사는 인천공항 입국 게이트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이번에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 관련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조율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어 방산 협력 관련 업무가 상당히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는 한·호주간 기획된 2+2회담 준비 관련한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전부 호주대사로 해야 할 중요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과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대사는 대통령실에서 미리 연락받았는지, 사의 표명 생각은 없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인천공항을 떠났다.

야당 의원들이 이 대사가 도착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임명 철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속한 수사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귀국은 표면상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으로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 차원이지만, 거세진 비판 여론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대사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중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주요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한 것은 부적절한 조치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여권에서도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사의 자진 귀국 또는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공항이종섭호주대사공수처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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