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쟁 휴전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계속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전역의 도시에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한 적극 교섭 및 네타냐후 내각 퇴진을 요구하는 대형 시위가 벌어져 교통이 마비되고 텔아비브에서만 16명이 체포됐다고 이스라엘 경찰이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최우선 사안으로 다루고, 총선 즉각 실시를 통한 네타냐후 내각 퇴진을 요구했다. 경찰은 “시위대들이 텔아비브의 아얄론 고속화도로를 점거하는 등 도로 봉쇄, 방화, 경찰 저지선 파손 등으로 공공질서를 훼손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인질 석방 및 휴전 등을 촉구하는 반전시위가 주말마다 벌어져 왔다. 이런 시위는 최근 네타냐후 정부가 팔레스타인 난민 140만명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최남부 라파흐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을 둘러싼 국내외의 반대가 고조되면서, 시위는 더욱 격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의 기권과 영국의 찬성으로 가자 전쟁 휴전안이 통과된 뒤에는,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과 영국 정부 내에서조차 이스라엘에 대한 기존의 우호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와 관련한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정부 내 법률가들의 자문을 받았으나, 이를 공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30일 보도했다. 하원 외교특별위원장인 얼리샤 컨스 보수당 의원은 30일 보수당 모금 행사에서 “나는 정부가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 국제법에 대한 준수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재평가를 완료하고, 이스라엘이 이런 준수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이런 사실을 거듭 부정하고 회피하려는 데이비드 캐머런 외교장관 등 정부 각료들과 충돌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의 법률가들은 영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전쟁 범죄를 돕는 것이라고까지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리시 수낵 정부에 상당한 압력이 될 전망이다.

나치 시절의 유대인 학살 범죄 때문에 이스라엘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두둔하던 독일도 비판적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주 이스라엘의 가자 내 군사 작전과 관련해 “목표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엄청난 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무장관도 지난주 이스라엘을 겨냥해 “모든 당사자에게 국제법을 준수할 의무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가자지구를 방문해 현지 상황이 “지옥”같다며, 라파흐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을 두둔해온 미국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수행에 부정적 여론이 다수가 됐다.

여론조사 업체 갤럽은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 성인 중 55%는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가자 전쟁이 시작된 넉 달 전에 비해서는 10%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행위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는 지난해 11월에는 50%였는데, 3월 조사에서는 36%로 격감했다. 이 사안에서 의견이 없다는 미국인의 비율도 9%에서 4%로 줄었다.

미 행정부 내 인권 담당 관리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정책에 항의해 사임했다. 안넬르 셸라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의 근동 담당 관리관은 지난 27일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를 계속해 미국 법률을 위반하고, 이스라엘의 인권유린과 관련한 증거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사임했다. 그는 “두 살짜리 딸이 있는데, 앞으로 어떤 날에 그 아이가 내가 국무부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물었을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을 했다는 것을 말해주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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