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가족 사진. 왼쪽부터 아들 콜 엠호프(29),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 해리스 부통령, 딸 엘라 엠호프(25). 더글라스 엠호프 인스타 갈무리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선 JD 밴스 상원의원이 3년 전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자녀도 없는 비참한 여성”이라고 말한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부 공화당 지지층도 그의 발언에 동조하는 가운데, 이런 식의 공세가 시대착오적인 여성관과 가족관에 기반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밴스 의원의 과거 인터뷰 발언이 최근 다시 회자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밴스 의원은 2021년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투나잇’에 출연해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해 생물학적 자녀가 없는 민주당 여성 정치인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아이가 없는 이들은)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녀도 없이 고양이나 키우는 비참한 삶을 사는 여성들은 나라의 미래도 비참하게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밴스 의원의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동안은 이 발언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15일 밴스 의원이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고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이후 민주당의 유력한 새 후보로 떠오르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일부 공화당 지지층도 이런 공세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인 윌 체임벌린은 엑스에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하는 단순한데, 그중에서도 그가 자식이 없다는 사실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은 자식이 없는 게 아니다. 그에게는 두 명의 의붓자녀가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4년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했는데, 엠호프와 그의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를 함께 양육해왔다. 결혼 당시 10대였던 아들 콜과 딸 엘라는 이제 20대 성인이 됐다. 이들 가족은 해리스가 2020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때부터 화제였는데, 당시 자녀들이 해리스를 ‘엄마(Mom)’와 ‘카멀라’를 합친 ‘마멀라’라는 애칭으로 부른다는 점이 알려지기도 했다.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밴스 의원이 편협한 여성관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출산 경험 여부에 따라 여성 정치인의 공직 적합성을 따지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2016년 대선에 출마했던 힐러리 클린턴은 엑스를 통해 밴스 의원의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면서 “여성이 자유를 누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평범한 남성이군요”라고 조롱했다. 해리스 캠프는 “모든 미국인은 국가의 미래와 이해관계가 있다”며 “개인을 향한 공화당의 추악한 공격은 임신중지권 폐지 등을 옹호하는 그들의 정책 구상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비판했다.

가족의 모습이 점차 다양해지는 시대적 변화와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입양 가정을 지원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보너스패밀리’의 설립자 얀 블랙스톤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 깜짝 놀랐다”이라며 “가족제도가 변화하는 시대에 ‘아이가 없는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비판은 무의미하다”고 W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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