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선 개표 결과를 둘러싼 ‘부정 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를 둘러싼 ‘부정 선거 의혹’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3선을 달성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 시위를 ‘정부 전복’ 시도로 규정하고 나서면서 혼란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결과에 분노한 시민들은 “정부 타도” “자유”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현지 인권단체 포로페날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대선과 관련한 시위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1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중에는 15살과 16살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경찰의 화기 사용 등으로 하루 만에 여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군도 성명을 통해 “우리 장병 1명이 총상을 입고 숨졌다”며 시위대의 폭력 행위로 경찰관을 포함해 4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대선을 치른 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3선 승리를 선언 받은 마두로 대통령은 유혈사태의 원인을 야권 탓으로 돌리며 “(야당 후보) 곤잘레스 우루티아에게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 당국도 이번 시위를 ‘정부 전복’ 시도를 간주하고 사태를 통제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레미히오 세바요 내무·법무부장관은 이날 아침 국영 TV 방송 생중계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를 저지하고 영토 내 평화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며 “차베스 동상 파괴 등 국가 분열을 획책하기 위한 직접적인 공격을 차단하고 범법자를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베네수엘라 검찰은 이미 시위자 중 750여명을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야권 핵심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연합 소속 정당 볼룬타드 포풀라르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정책 고문이 구금됐다”며 “대선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한 마두로 독재정권의 억압을 세계에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인 볼커 튀르크는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를 둘러싼 폭력 사태가 번지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마두로 정권이 평화로운 시위를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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