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히야 신와르(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이스마일 하니예(왼쪽)가 2017년 3월27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한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피살된 이후 누가 하마스를 이끌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하니예의 부재가 하마스를 무너뜨리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차기 하마스 지도자가 가자지구 전쟁에 어떠한 전략을 택할지는 불투명하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슈라 위원회’는 카타르에서 하니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새 후계자를 위한 회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슈라 위원회는 새로운 정치국원 15명을 선출하고, 이들이 정치국장을 뽑는다. 하니예는 2017년 5월부터 하마스 정치국장을 맡았다. 위원회 구성은 비밀이지만 가자지구,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 팔레스타인 수감자 등이 하마스의 여러 지부를 대표한다. 이들은 약 60명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에는 슈라 위원회가 전체 회의를 열기 전 미리 후계자를 합의해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원 대부분이 가자지구에 있는데 현재 전쟁 때문에 한데 모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정책·전략 연구센터’의 하니 알마스리는 “슈라 소집 전 후보를 지명해 나중에 공식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AP에 밝혔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후계자 후보로 우선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62)가 꼽힌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7일 기습공격을 설계한 인물로, 전쟁의 지속 여부 및 방향에 영향력이 크다. 전쟁 발발 이후 공식 행보는 드러난 적 없으나 가자지구 지하 터널(땅굴)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이스라엘군은 터널 속 일가족의 모습을 공개하며 그가 신와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다른 후보로는 1996~2017년 정치국장을 지낸 칼레드 메샤알(68)이 언급된다. 메샤알은 고위급 회의 등에서 하니예의 옆에 배석한 모습이 다수 확인됐다. 다만 하마스의 최대 후원자인 이란과 사이가 껄끄럽다는 점은 한계로 평가된다.

칼릴 알하야 하마스 대변인이 지난 4월24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밖에 하마스의 재정을 관리해 ‘하마스의 최고경영자(CEO)’로 불리는 자헤르 자바린(55), 하니예의 측근으로 내부 실세인 칼릴 알하야 대변인(64) 등도 거론된다. 알하야는 하니예 피살 이후 연설한 첫 번째 고위급으로, “하니예 살해는 우리가 (이스라엘을 두고) 선택할 수 있는 건 대화나 협상이 아니라 피와 저항뿐이라는 걸 증명한다”고 말했다.

새 하마스 지도자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지속할지 아니면 정치적 타협에 나설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 국면에선 하마스 내부 강경파의 입지가 더 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휴 로바트 유럽외교관계위원회 연구원은 “하니예 살해와 휴전 협상 실패는 하마스 내부 강경파를 강화하고 하마스를 더 강경한 전략으로 기울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AP에 전했다.

하니예 사망이 하마스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이전에도 이스라엘이 살해한 고위급 인사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교체한 경험이 많다. 하마스에 정통한 작가 이브라힘 마드훈은 “하니예 피살은 큰 타격이다. 하지만 하마스는 과거에도 이런 상황에 직면한 적이 있고 그때 더 강해졌다”고 NYT에 밝혔다. 가자시티 알라자르대학의 므카이마르 아부사다 교수는 “특정 인물이 없다고 해서 공백이 생기진 않는다. 하마스에는 기관이 있고 어떤 공백이든 채울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니예 사망 소식을 접한 가자지구 주민들은 휴전 협상이 지연될까 두려워하는 반응과 전쟁을 일으킨 인물이 죽었으니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쳤다고 NYT는 전했다.

하마스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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