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총리, 장관급 긴급회의 주재

무슬림 겨냥한 일부 시위, 폭력 사태로

3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에서 반이슬람 시위가 열린 가운데 벨파스트시청 인근에 있던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어린이 댄스 교실 흉기 난동 사건이 촉발한 반이슬람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영국 정부 지도부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비상 회의를 열고, 경찰·검찰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3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장관급 긴급회의를 열어 폭력사태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회의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우리가 본 폭력적인 무질서는 매우 다른 것”이라며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가디언은 이번에 일어난 광범위한 충돌이 스타머 새 정부의 첫 번째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장관은 폭력을 저지른 시위대에게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쿠퍼 장관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경찰을 공격하고 무질서를 조장하는 범죄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경찰은 폭력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한 조처를 위해 정부의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무슬림과 이민자 등을 겨냥한 일부 시위는 폭력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헐 지역에선 이민자들이 수용돼있던 호텔 창문이 깨져 경찰관 3명이 부상을 입고, 피의자 4명이 체포됐다. 리버풀, 브리스톨, 맨체스터 등에선 병이 내던져지거나 상점이 약탈당했다. 스토크온트렌트에선 경찰관에게 벽돌이 던져졌다.

반이슬람 집회에 맞서 반인종차별 집회도 열리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벨파스트에선 반이슬람 단체와 반인종차별 집회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지면서 폭죽이 터졌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 중부 리즈에서는 반무슬림 시위대 근처에 또 다른 시위대가 모여 “거리에서 나치 쓰레기를 몰아내라”라고 외쳤다.

BBC는 폭력 사건과 연관된 90명 이상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된 것으로 집계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극우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폭력 사태가 거세지자 경찰도 ‘비상’에 걸렸다. 영국 경찰청장협의회(NPCC)는 이번 주말 약 2000명의 경찰관이 소속된 130개 부대를 시위 현장에 추가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벤 줄리언 해링턴 NPCC 책임자는 “이것은 단순 시위가 아니라 폭력적 혼란 사태”라며 “인력 추가 투입을 위해 휴가 중인 경찰을 다시 불러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주말 시위에서 폭력 혐의로 체포된 이들을 신속히 기소하기 위해 검사 70명을 추가 배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에는 극단주의자들뿐만 아니라 온건한 성향의 무슬림·이민자 혐오자들도 동참했으며, 온라인상의 소수 극단주의자의 의견이 극우 운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사우스포트 지역의 한 댄스 수업 중 세 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난 이후 온라인에는 범인이 소형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온 무슬림 이민자라는 허위 정보가 삽시간에 퍼졌다.

극단주의를 분석하는 영국 전략대화연구소(ISD)의 제이컵 데이비 연구책임자는 “시위대 중에는 신나치를 자처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 시민이나 축구 훌리건(극성팬)을 포함해 느슨한 (극우)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도 있었다”며 “온라인에서 느슨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많은 사람이 신뢰할 수 없는 출처에서 나온 바이러스성 온라인 허위 정보에 의해 자극받았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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