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여론 조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민간 기관 등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여론 조작용 계정을 추적해온 전문가들은 페이스북과 엑스(X·옛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중국 쪽 계정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등으로 위장해 활동하고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들이 밝힌 내용을 보면, 실제로는 중국인이 보유한 한 엑스 계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 지지자로 가장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나 그를 소아성애자로 묘사한 글을 퍼트렸다. ‘마가 운동’을 지지한다는 계정 소유주는 43살 로스앤젤레스 거주자라고 신분을 속였다고 한다. 이 계정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구속됐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프리 엡스타인과 바이든 대통령을 연결시키기도 했다.

전략대화연구소의 선임분석가 엘리스 토머스는 이런 활동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사이버 활동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이들 중 여러 개는 중국어로 활동하다가 몇 달 전부터 영어로 된 콘텐츠를 올리며 미국인 계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은 페이스북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한 여론 조작 활동에 나선 가짜 계정과 페이지 170개를 적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쪽 소셜미디어 여론 공작의 전모나 확실한 목적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드러난 내용으로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움직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하면 중국을 거칠게 다룰 것처럼 말하지만, 중국 쪽도 2016년 미국 대선 때 러시아가 그랬듯 그의 당선을 위해 뛰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미국 지도부에 대한 의구심을 싹트게 하고,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중국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중국 쪽의 여론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도 이번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고 여론 공작을 정교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의 고립주의를 강화시키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고 했다.

한 미국 사이버보안 업체는 2022년 미국 중간선거 때도 온라인에서 중국과 연계된 계정들이 미국 정치의 양극화를 강조하면서 선거에 참여하지 말 것을 독려하는 운동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시엔엔(CNN)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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