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제공 중단해야”

가자지구 가자시티 내 알타빈 학교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된 모습. UPI연합뉴스

대피소로 쓰이던 가자지구 학교를 폭격한 이스라엘에 국제사회 비판이 쇄도했다. 휴전협상 중 이러한 공격을 감행한 것은 휴전 의지가 없다는 뜻이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전날 가자지구 알타빈 학교를 공습해 약 10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친 것을 둘러싸고 국제기구와 각국이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유엔은 “이 학살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끔찍하다”, “가장 강한 어조로 비판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가안보위원회(NSC)는 “너무 많은 민간인이 죽고 다치고 있다”며 휴전과 인질 협상을 촉구했다.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국가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집트는 “이처럼 팔레스타인인을 고의로 살해한 것은 전쟁을 끝내려는 (이스라엘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카타르는 “독립적인 유엔 조사관을 파견하는 것을 포함해 긴급 국제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내 알타빈 학교를 공격했다. 알타빈 학교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대피소로 활용하던 곳으로 1층은 모스크, 2층은 학교로 쓰였으며 피란민 약 2000명을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담을 종합하면 공격은 일출 전 기도가 진행되던 중 발생했다. 아무런 경고 없이 최소 3발의 미사일이 날아들어 1층 벽이 폭파됐다. 병원 의료진과 인근 주민 등 목격자들은 여기저기서 절단된 시신이 수습됐고, 희생자 상당수가 아동과 여성이었다고 진술했다.

이날 공습은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을 통틀어 손꼽히는 인명피해를 낳았다. 휴전협상을 향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압박이 커지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이 첨예해진 시점에 자행됐다는 점에서 특히 비판을 받았다. 하마스 측은 새 휴전안을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규탄 성명으로는 더는 충분치 않다. 이스라엘 대사를 해임하고 대사관을 폐쇄하고 점령군과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촉구했다.

한 남성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가자시티 알타빈 학교에서 울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피란민이 모인 학교를 빈번히 공격해온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학교 최소 17개교가 공격을 받아 163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지난달 6일 기준 가자지구 내 학교 564개교 중 477개교가 전쟁 피해를 보았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가자지구 주민들은 최소한의 안전을 바라며 학교에 계속 머물거나 아니면 학교를 떠나야 하는 괴로운 딜레마에 마주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다시 일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미국산 무기를 사용했다는 보도와 분석이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이번 공격에도 미국산 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CNN 기자 알레그라 굿윈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이번 공격에 미국산 GBU-39 소구경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내 무슬림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간의 생명을 중시한다면 이스라엘 무기 공급을 즉시 중단하라. 미국이 가능하게 한 이 대량학살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학교 내 하마스 지휘 센터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하마스 대원 19명을 사살했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정밀 무기를 사용한 점을 강조하면서, 인명피해 규모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지난해 10월7일 이후 팔레스타인인 3만9790명 이상이 숨지고 9만20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 중 190만명 이상이 피란민이 됐다.

이스라엘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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