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스캔들’로 곤경에 처한 디나 볼루아르테(61) 페루 대통령이 취임 2년도 되지 않아 탄핵 위기에 몰리고 있다.

자유페루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은 1일(현지시각) 의회에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상시적 도덕적 무능을 이유로 들어 탄핵안을 제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탄핵안 발의는 롤렉스 스캔들 수사를 벌이는 검·경이 전격적으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집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강행한 지 사흘 만이다.

이번에 탄핵 사유로 거론된 도덕적 무능은 페루에서 과거에도 여러 차례 대통령 탄핵에 명분으로 쓰인 ‘전가의 보도’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2016∼2018년) 대통령과 마르틴 비스카라(2018∼2020년) 대통령이 도덕적 무능으로 중도에 물러났고, 볼루아르테 전임인 페드로 카스티요(2021∼2022년) 대통령도 국회 해산을 시도하다 도덕적 무능 등을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번에 탄핵안이 가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탄핵안이 의회에서 가결되려면 전체 130석의 3분의 2 이상인 87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지지하는 범여권 5개 정당의 의석이 57석이어서, 이들의 합류 없이는 탄핵안 통과가 쉽지 않다. 이들의 합류 여부는 검찰의 향후 수사 진행 상황과 여론의 향배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토르 토레스 내무부 장관과 난시 톨렌티노 여성부 장관, 미리암 폰세 교육부 장관이 이날 차례로 개인적인 사정 등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점점 더 어려운 처지에 내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여러 행사에서 1만4천달러(1875만원) 상당의 고가 손목시계 14점을 번갈아 차고 나타났다가 이들 시계의 불투명한 취득 경위에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부통령으로 재임하다 2022년 12월 취임 1년 반 만에 탄핵당한 전임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취임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현재 부패와 반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