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731부대 소속이었던 시미즈 히데오가 13일 오전 하얼빈시 핑팡구 ‘전쟁 없는 사죄와 평화의 기념비’를 찾아 참회하고 있다. 펑파이신문 캡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생화학전 부대인 제731부대에서 복무했던 시미즈 히데오(94)가 13일 부대 주둔지인 하얼빈을 찾아 일본군의 전쟁범죄를 증언하고 사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입국한 시미즈는 이날 오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구의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731부대 전시관)을 찾았다. 그는 14세이던 1945년 3월부터 8월14일까지 731부대 소년대에서 복무했다. 시미즈는 부대 본부 건물이 있던 자리, 지휘관 사무실, 표본실, 실험실 등을 둘러보며 자신의 경험을 증언했다. 그는 표본실에서 인체 장기가 포르말린과 함께 담긴 병을 보며 실험에 사용된 수감자들의 뼈를 수집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전 10시30분쯤 전시관 내에 마련된 ‘사죄와 반전·평화의 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시미즈가 중국 땅을 밟은 것은 패전으로 부대와 함께 하얼빈을 떠난 지 79년 만이다. 그는 “내가 중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일본 정부가 역사를 바로 보고, 평화를 수호하며, 전쟁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미즈가 앞서 인민망에 보낸 기고에 따르면 그는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만주에 가서 일할 수 있다’는 교사의 소개로 731부대원이 됐다. 그는 훗날 731부대가 세균전과 생체실험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지만 침묵했다. 제대 시 ‘731부대 복무 경력을 숨길 것’ ‘정부 공직을 맡지 말 것’ ‘전 부대원들과 연락하지 말 것’이라고 서약했기 때문이다. 아내에게도 복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종전 70주년인 2014년 나가노현 이다시에서 반전을 소재로 한 전시회에 갔다가 평화 활동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처음으로 731부대에 관련해 털어놓았다. 그는 2016년 공개적으로 731부대가 저지른 만행을 폭로하고 증언 활동을 했다. 역사를 부정하는 사람들로부터 “거짓말쟁이”라는 비난도 쏟아졌지만 “역사의 진실을 후세대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시미즈는 기고에서 “일본 정부는 731부대의 세균전 자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과거 전쟁범죄를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 사실은 감출 수 없다. 나는 살아생전 731부대 유적지로 돌아가 피해를 입은 중국 인민들에게 가장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기로 결심했다”며 “어렵게 얻은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미즈의 이번 방문은 ‘이다시 평화기념관을 생각하는 모임’을 통해 일본 시민들이 기금을 마련해 가능했다.

중국 측 연구에 따르면 731부대에서는 최소 3000명이 인체실험에 동원됐고, 일본의 생물학무기로 중국에서 3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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