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장내는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졌다. 연합뉴스 제공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와 연장 접전 끝 2-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장내에는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되는 우승팀의 한국어 교가가 제창됐고 이 모습은 NHK를 통해 전국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는 조선민족학교의 전신이다.

교토신문은 니시와키 다카토시(西海司金) 교토부 지사가 23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교토 국제고에 대해 인터넷에 게시된 인종 차별에 대한 악성 댓글 4개를 삭제해 줄 것을 교토 지방 법무국과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악성 댓글로 지목된 4개 중 3개는 현재 삭제된 것으로 파악된다.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향한 악성 댓글과 비난은 이들이 고교 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3년 전부터 시작됐다. 2021년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에서 본선에 진출하며 4강에 들자 온라인 상에서는 “한국어 교가로 출장하려면 한국으로 나가면 된다. (일본) 고교 야구 연맹에서 탈퇴하라” “이길수록 이미지가 나빠지는 드문 학교” “반일 학교는 영구방출이 당연” 등 차별적인 게시물과 비방이 잇따랐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교토현청은 지난 19일부터 인터넷의 게시물을 예의주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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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4강에 들자 차별적인 게시물과 비방이 잇따랐다. 당시 소셜미디어 속 비방 댓글 캡처본.

교토현청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게시된 이번 댓글은 인종 차별과 비하 내용이 담겨 있으며 교토 지방 법무국과 사이트 운영자에게 직접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23일 고시엔 스타디움을 찾아 결승전을 관전한 니시와키 지사는 “차별적인 게시물과 비방이 많고, 이는 용납되어서는 안 되고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차별적인 게시물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교토국제고 야구부 주장인 3학년 후지모토 하이키는 매체 데일리를 통해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이 있다. 나 자신도 ‘괜찮을까?’ 고민한 적이 솔직히 있다. 비판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야구를 위해 이 학교에 들어왔다. 솔직히 우리도 이런 말들이 나올 때면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저희를 키워주신 코마키 감독님이나 응원해주신 분들께 승리로써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응원해주신 분들을 위해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야구부를 창단했다. 이후 외국인 학교로는 최초로 일본 고교 야구 연맹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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