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산산’ 영향으로 발생한 폭우로 27일 산사태가 발생해 일본 중부 아이치현 가마고리시 한 주택이 무너졌다. EPA연합뉴스

일본 규슈 남부에 주택을 무너뜨릴 만큼 강력한 태풍이 28일 접근해 열도가 ‘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이례적인 대지진 우려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일본 정부는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제10호 태풍 ‘산산’이 접근함에 따라 일본 서남부 규슈 가고시마현에 폭풍, 파랑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특별경보는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게 높아질 때 주민들에게 최대한의 경계를 호소하기 위해 발령된다. 발령은 호우·폭풍·파랑·쓰나미 등 재해유형별로 이뤄진다.

태풍 특별경보 발령은 2022년 9월 ‘난마돌’ 이후 약 2년만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959년 50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이세완’ 태풍 때나, 수십 년에 한 번쯤 발생하는 강한 태풍 등이 예상될 때 이같은 경보가 발령된다고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가고시마현에서는 이제껏 경험한 적이 없는 폭풍과 높은 파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지역 주민에 안전한 장소로 피난해 달라고 말했다.

태풍 산산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가고시마현의 유명 관광 섬인 야쿠시마 남서쪽 60㎞ 해상에서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현지 방송 NHK는 “가고시마현에서는 일부 주택이 붕괴할 정도인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태풍 산산은 29일까지 규슈에 상륙한 뒤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동북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자동차는 이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본항공(JAL)은 가고시마, 후쿠오카, 미야자키 등 지역을 운항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국내선과 국제선 112편 결항을 결정하는 등 교통편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규슈 신칸센은 구마모토와 가고시마 간 고속열차 신칸센 운행을 이날 오후 8시부터 중단할 예정이다.

전날 태풍 영향에 따른 많은 비로 아이치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5명이 매몰되는 일도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늦은 저녁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의 한 주택에 사는 70대 부부와 30∼40대 자녀 등 총 5명이 산사태로 매몰됐다. 토사 제거를 포함한 구조 작업 결과 5명 중 2명은 중경상, 1명은 의식 불명 상태로 나타났다. 2명 생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가마고리시 당국은 호우 때문에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 규모 7.1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발령했다. 이는 피난 권고보다는 한 단계 낮은 ‘거대 지진 주의’에 해당한다. 이후 나흘 만인 12일 물폭탄을 동반한 태풍 ‘마리아’가 혼슈 도호쿠지방에 상륙하는 등 재난 우려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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