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가 4일 서울 중구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미국 인공지능(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개인형 AI 비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서비스 ‘에이닷’도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을 통해 검색 기능을 강화한다. SK텔레콤은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퍼플렉시티와의 AI 사업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퍼플렉시티는 북미에서 ‘구글의 대항마’로 불리는 스타트업이다. 오픈AI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2년 창업했다. 자체 LLM을 비롯해 오픈AI의 GPT,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다양한 AI 모델을 지원한다. 이미지·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로 검색할 수 있으며 일반 AI 챗봇과 달리 답변의 출처까지 명시하는 게 특징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년간 우리는 검색엔진의 ‘파란색 링크’를 클릭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라며 “(이 방식은)예컨대 여행 계획을 짤 때 많은 블로그를 읽어야 하는 등 편의성이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려는 일은 새로운 방식으로 인터넷 상의 정보를 조직하고, ‘검색 엔진’이 아닌 개인화된 ‘답변 엔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I 에이전트(비서)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이라는 테크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GAP는 연내 베타버전 출시를 목표로 ‘개인형 AI 에이전트(PAA)’ 서비스를 개발 중인데, 퍼플렉시티가 이 회사에 돈을 댈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이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투자한 만큼, 두 회사의 상호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퍼플렉시티는 PAA의 검색 파트너로도 협력한다. PAA는 사용자의 의도에 가장 걸맞는 LLM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외국인에게 소개하기 좋은 서울 맛집이 어디야?”와 같이 요청을 하면 PAA가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식이다. 퍼플렉시티가 SK텔레콤에 전용 API를 제공하면 사용자들은 더 많은 검색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두 회사는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엔진도 개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검색·전화·통역·요약 등을 도와주는 AI 서비스 ‘에이닷’을 202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8월 말 기준 가입자 500만명을 넘겼다. SKT는 지난달 에이닷에 퍼플렉시티의 AI 검색엔진을 탑재한 바 있다. 이에 더해 SKT는 한국어 데이터, 문화 컨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을 미세조정하는 방식으로 AI 검색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SK텔레콤은 “국내 인터넷 검색 환경과 문화에 최적화된 검색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아울러 자사 가입사에게 1년간 퍼플렉시티 고급 버전인 ‘프로’ 서비스의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고도 밝혔다. 해당 서비스의 월 구독료는 20달러(약 2만6000원)다.

스리니바스 CEO는 “한국은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시간을 절약하려는 수요도 높으며 새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수용도 또한 높은 시장”이라며 “우리가 가장 원하는 소비자층”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에이닷 일부 서비스의 유료화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유료화는)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분명 AI 서비스는 언젠가 유료화해야 하는데 소비자 저변 확대 없이 성급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며 “당분간은 저변을 확대하는 쪽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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