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으로 돌아온 나이 공격…10일 TV토론 주목

유권자 51% “트럼프, 대선 출마하기엔 나이 많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모시니의 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가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압박을 높인 고령 논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옮겨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쟁 상대가 59세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뀐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횡설수설하는 발언 등이 두드러지며 고령 논란에 불을 지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80대를 앞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이가 들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시험에 직면했다”며 “시험을 통과하느냐가 다음 대통령 집무실 주인이 누가 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이기면 82세까지 임기를 수행하는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NYT는 78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81세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더 기운이 좋지만 그 역시 이름이나 사실을 혼동하고, 종종 요점을 벗어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 공개 연설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논리적이지 않은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주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보육비 재원을 수입품 관세 부과와 연결 짓거나,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표현을 쓴 게 대표적 사례다. “외국에 익숙하지 않은 수준으로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익숙해질 것이다. (중략) 그 수치는 보육을 포함해 우리가 이야기하는 어떤 수치보다 훨씬 더 커서 보육이 이뤄질 것” 같은 식이었다.

NYT는 어떤 요점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한 발언에 질문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이해할 수 없다” 등 평가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졌다. 캐서린 클라크 민주당 하원의원은 “그는 일관성 있는 문장을 엮을 수 없다”고 혹평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밖에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마지막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민주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혼동하고,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여러 차례 잘못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은 장황하고 혼란스럽기로도 유명하다.

유권자들도 고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업무 수행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등록 유권자 5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었을 당시(44%)보다 높은 수치다. 응답자 5명 중 4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도 4년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고, 비슷한 비율의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사 결정 능력에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며 고령 리스크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인구의 절반 이상이 40세 미만인 미국에서 일부 공화당원마저 대선 후보의 나이를 중요한 요인으로 여긴다고 NYT는 전했다.

민주당 베테랑 전략가인 폴 베갈라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해리스 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자신을 변화의 아이콘으로 각인시키는 것”이라며 “젊고 활력이 넘치고 새 아이디어를 보여주려는 자신과 대비되도록 트럼프 전 대통령을 늙고 진부하고 과거지향적인 사람으로 보이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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