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필리핀군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연합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에 일본 자위대가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겨냥한 3국의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5일 복수의 미국·필리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필리핀군의 군사훈련 ‘발리카탄’에 일본 자위대가 본격적으로 참가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발리카탄은 미국과 필리핀이 1998년 ‘방문군협정’(VFA)을 체결한 뒤 2000년부터 필리핀 전역에서 매년 2~3주간 실시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다. 그동안 옵서버(참관) 형태로 참가한 적이 있는 일본의 공식 참여가 결정되면 자위대 인원을 늘려 보다 실전적인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과 필리핀은 상대국에서 연합훈련 등을 할 때 법적·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는 ‘원활화협정’(RA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올해 원활화협정에 합의하면, 내년에 본격적인 발리카탄 훈련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리카탄 훈련은 2016년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친중’ 행보를 보이면서 규모가 축소됐다가 2022년 6월 ‘친미’ 외교를 하는 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으로 바뀐 뒤 훈련이 다시 확대됐다. 지난해엔 남중국해와 대만 인근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탓에 1만7600여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프랑스나 오스트레일리아 등도 일부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이달 중 남중국해 등에서 발리카탄 훈련이 실시될 예정이다.

오는 11일 워싱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에선 3국의 안보 협력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일본 자위대를 필리핀에 순환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대사는 지난 3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필리핀은 자위대를 필리핀에 정기적으로 파견하는 형태로 순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도 검토하고 있다. 양국 간 안보 협력을 동맹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에서 3국 해군의 공동순찰도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무알데스 대사가 “3국의 공동순찰 빈도와 장소 등 세부 내용을 최종확정하는 단계”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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