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내각 38명 중 좌파 인사는 1명 뿐

LFI 멜랑숑 “가능한 빨리 정부 제거해야”

21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가 제출한 새 내각의 주요 인물. AF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조기 총선을 치른 지 두 달여 만에 새 내각 출범 작업을 마무리했다. 대부분 우파 성향 인사들로 구성되면서 의회의 내각 불신임 투표가 추진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21일(현지시간) 엘리제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제출한 내각 명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38명으로 구성된 내각은 대부분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연합과 바르니에 총리의 정통 우파 공화당 인사들로 구성됐다. 내각의 유일한 좌파 인사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무소속 디디에 미고 뿐이다.

새 내각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인물로 내무장관에 임명된 브뤼노 르타이오 상원 원내대표가 꼽힌다. 내무장관은 이민 정책도 담당하는데 르타이오 대표는 ‘이민 강경파’로 알려준 정통 보수주의자다. 르타이오 대표를 내무 장관으로 기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을 때 마크롱 대통령 측근 일부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밖에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마크롱 대통령과 같은 르네상스 정당이거나 동맹 세력이 주요 보직을 맡았다. 프랑스가 애쓰고 있는 재정 적자 문제를 다룰 재무부 장관 자리는 33살 신예 정치인 앙투안 아르망에게 돌아갔다. 아르망 역시 르네상스 소속이며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한 후 2022년 총선에서 의회에 입성했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이 미셸 바르니에 신임 총리와 새 내각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정치평론가 알랭 뒤하멜은 폴리티코에 “전반적으로 볼 때 10년 전인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 시절 이후 가장 우파적인 정부”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우향우’ 기조로 꾸려진 새 내각은 극우 국민연합(RN)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 불신임을 피하고자 RN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RN은 바르니에 총리가 지명됐을 당시에도 불신임 투표에 당장 나서진 않겠다며 잠정적 지지를 표했다.

dpa 통신은 “새 내각이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 초여름부터 프랑스를 사로잡고 있는 정치적 위기에 종지부를 찍을지 아직 불확실하다”며 “불신임 투표가 곧 좌파와 극우 모두로부터 (새 내각에) 다가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야당은 내각 명단이 나오자마자 비판했다. 좌파 연합을 대표하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 뤽 멜랑숑 대표는 “총선 패배자들의 정부”라며 “가능한 한 빨리 정부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리버 포레 사회당 대표도 “민주주의에 손가락질하는 반동적 정부”라고 비난했다. 조던 바르델라 RN 대표도 새 내각을 “마크롱주의로 회귀”라고 평가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와 마르세유 등에선 수천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선거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내각 구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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