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현대글로비스, 중국 BYD랑 손잡고 ‘차량 운반선 부족’ 해법 찾는다

지난 23일 중국 선전 BYD 본사에서 열린 업무 협약식에서 김태우(왼쪽) 현대글로비스 해운사업부장과 왕준바오 BYD 해운사업 총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와 ‘물류 및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에 대한 전략적 협업’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글로벌 컨테이너 물류 운영과 자동차 운반선(PCTC) 공동 활용 등에 관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물류 부문에서는 현대글로비스 글로벌 물류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컨테이너 포워딩 사업 협업 방안을 찾는다. 포워딩은 화물운송 전문 업체가 화물 출발부터 도착까지 운송 과정 전반을 책임지고 처리하는 절차를 뜻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에만 40피트(12m) 컨테이너 32만개 이상 규모의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 철강제, 설비·기자재 등을 해외에 공급했다.

완성차 해상운송 부문에서는 BYD가 기존에 보유한 자동차 운반선의 선복(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을 현대글로비스가 공동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양사는 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을 통한 BYD 완성차 수출물량의 해상운송 가능성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글로벌 해상운송 시장에선 지금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중국 차량이 수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자동차를 실어 나르는 선박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용선료(배 사용 비용)도 최근 수년간 크게 상승했다.

750여척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 세계 자동차 운반선은 일본, 유럽 등 소수의 선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국내에선 현대글로비스가 유일한 PCTC 선사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모빌리티 운송 경쟁력을 기반으로 그룹(현대차·기아) 수출물량 운송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물류 협력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6월 ‘인베스터 데이’에서 계열 물량 운송을 최우선으로 하되 향후 5년간 완성차 해상 운송 부문의 비계열 매출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를 위해 현재 90척 안팎인 자동차 운반선을 2030년까지 128척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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