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통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가 상대 정상을 체포해달라고 앞다퉈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 조작 의혹을 두고 설전을 벌였던 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좌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갈등이 사법 보복전으로 번졌다.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매체 엘우니베르살에 따르면 타레크 윌리암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밀레이 대통령과 그의 여동생인 카리나 엘리자베스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 파트리시아 불리치 아르헨티나 안보장관 등 세 명을 적색 수배해달라고 요청하는 문서를 인터폴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중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대한 가장 강력한 조처다. 적색수배가 내려지면 인터폴에 가입한 전 세계 경찰에 수배자의 사진과 지문 등이 공유되고, 검거 시 수배한 국가로 압송된다.

전날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법원은 절도와 자금세탁 등 6가지 혐의로 밀레이 대통령 등 세 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미국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던 베네수엘라 기업 엠트라수르 화물기를 억류하는 과정에 협조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항공기는 이란 항공사가 베네수엘라에 판매한 것으로, 미국 정부는 이 거래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베네수엘라의 대응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사법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된다.

아르헨티나 법원은 전날 야권 인사에 대한 강제적 구금과 고문 등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받는 마두로 대통령과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내무장관 등 두 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수사기관에는 인터폴에 이들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할 것을 명령했다.

관련 소송은 현지 단체 ‘지역 민주주의를 위한 아르헨티나 포럼’이 마두로 정권이 2014년부터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는 한편 강제 실종, 고문, 살인 등 범죄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제기했다.

정치 이념상 좌우 대척점에 서 있는 밀레이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은 대선을 각각 앞두고 서로에게 강도 높은 비난을 해왔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8월 마두로 대통령 등 남미의 좌파 지도자를 겨냥해 “사회주의자들은 ‘쓰레기’이자 ‘인간 배설물’이며 ‘정신과 영혼의 질병’”이라고 발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연설에서 “밀레이는 법치를 무너뜨리고, 국가를 파괴하고, 모든 사회적 권리와 노동권을 망가트리고, 국가 경제를 허물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이 일자 밀레이 대통령이 그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한층 더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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