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무전기 공격 지휘’ 지목…이스라엘 공격 범위 넓혀

“지휘자 제거돼 무력화” “여전히 군사력 커” 의견 갈려

일각선 “전면전 피하려 ‘체면 유지’ 수준 대응” 해석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개전 이래 처음으로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인근까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에 무선호출기·무전기 폭발, 융단폭격을 당한 데 이어 지휘관까지 잇달아 잃으며 체면을 구기자 보복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헤즈볼라의 추가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오전 텔아비브 인근에 있는 해외정보기관 모사드 본부를 표적으로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모사드 본부가 “호출기·무전기 폭발, 지휘관 암살을 지휘한 곳”이라고 지목했다.

헤즈볼라가 텔아비브 인근까지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헤즈볼라의 공격이 이스라엘에 침투하는 범위는 국경지대를 넘어 깊숙해졌다. 지난 21~22일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공격할 때 발사했던 장거리 미사일도 그동안 사용한 적 없었던 파디-1과 파디-2 미사일이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방위재단의 베남 벤 탈레블루 연구원은 “이 발사체(파디-1, 파디-2)의 탄두 무게는 헤즈볼라가 지난해 처음 이스라엘을 상대로 썼던 부르칸-2와 유사하지만 사거리가 훨씬 더 길다”고 CNN에 밝혔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의 잇단 공격으로 고위급 지휘자를 줄줄이 잃는 등 큰 타격을 입은 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그가 “순교했다”며 쿠바이시 사망을 인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1일 기준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휘하의 지도부 8명 중 6명을 사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호출기·무전기 폭발과 연이은 융단폭격으로 발생한 사상자 약 5000명 중 헤즈볼라 대원이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헤즈볼라가 향후 대응 수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욕타임스(NYT)는 헤즈볼라가 어떤 수위로 보복할지 알 수 없어 레바논이 큰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베이루트에 있는 아메리카대학의 힐랄 카샨 교수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무력화했다”며 “이제 헤즈볼라는 머리가 없다. 지도부가 제거돼 일반 대원들은 길을 잃었다”고 NYT에 밝혔다. 통신 체계에도 구멍이 났다.

다만 헤즈볼라가 보유한 무기 규모나 수준으로 볼 때 속단할 순 없다는 견해도 있다. 각종 보도와 분석을 종합하면, 헤즈볼라 대원은 2만~5만명으로 평가된다. 나스랄라는 올해 초 연설에서 대원과 예비군이 10만명 이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헤즈볼라의 군사력과 조직력은 하마스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CSIS) 분석을 보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4~500㎞)의 로켓과 미사일 12만~20만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수천개로 짐작되며, 중거리 탄도미사일, 순항 미사일, 대전차 미사일 등도 있다.

일각에선 헤즈볼라가 전면전은 피하되 체면 유지를 하는 선에서 대응한다고 해석한다. 헤즈볼라 전문 언론인 요제프 다허는 “그들은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 공격은 강화하고 있으나 계산된 온건한 반응을 유지하는 이유”라고 NYT에 밝혔다. 알렉스 플리차스 연구원은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기고에서 현 국면이 ‘3차 레바논 전쟁’이며 그 기간은 헤즈볼라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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