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0일 113주년 쌍십절 기념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첫 쌍십절(雙十節·중화민국 국경절)을 맞아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라이 총통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재천명하며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이날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국경대회 기념사에서 라이 총통은 “중화민국은 이미 대만·펑후·진먼·마쭈섬에 뿌리내렸고, 중화인민공화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대표권을 부정했다. 라이 총통은 이어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했다. 그는 “국가 주권을 견지하며 침범이나 병탄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국방을 강화하고 민주국가들과 어깨를 걸고 함께 억제력을 발휘하고, 힘에 의지한 평화를 확보해 대대손손 모두 근심 없이 생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또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포함한 4개 항의 ‘불변(不變)’을 강조했다. “국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결심, 대만해협의 평화·안정·현상을 유지하겠다는 노력,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대화·교류하겠다는 다짐,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생활방식을 수호한다는 견지는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지난 5일엔 “중국은 대만의 조국이 될 수 없다”는 이른바 ‘조국설(說)’을 제기해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라이칭더의 연설은 양안의 역사적 연결을 떼어 놓으려는 음모로, ‘상호 불예속’과 ‘주권 견지’ 등의 논조를 되풀이하면서 대만 독립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모양을 바꿔 팔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오 대변인은 또 “라이칭더 당국이 뭐라 하고, 무엇을 하든 양안이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객관적 사실은 바꿀 수 없고, 중국이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역사적 대세는 더욱 막을 수 없다”며 “독립을 도모하는 도발은 죽음의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쌍십절 행사장에는 집권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천수이볜 전 총통과 야당인 국민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다만 친중 성향의 마잉주 전 총통은 참석하지 않았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