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전쟁에 북한 개입시킬 계획”

“전쟁 시 군사원조” 푸틴, 북·러조약 비준 절차 착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무기뿐 아니라 인력도 보내고 있다는 ‘파병설’을 재차 주장했다. 러시아가 서방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북한과의 관계를 군사동맹 급으로 강화하는 북·러조약 비준 절차에도 착수하면서 국제사회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14일(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부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가을과 겨울 계획에는 북한을 실제로 전쟁에 개입시키는 것이 포함돼있다”며 “불행히도 전쟁을 장기화하는데 투자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러시아의 관계도 담겼는데, (내용이) 매우 상세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강화에 대해 우려를 표한 지 하루 만에 재차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을 거론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북한은 무기 공급뿐 아니라 (러시아) 점령군에 북한인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도 우크라이나 소식통을 인용해 “수천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으며 올해 말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될 수 있다”(워싱턴포스트),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북한산 탄도미사일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군 기술자 수십 명을 전선에 파견했다”(가디언) 등 내용을 보도했다.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 동맹에 버금가는 상호 협약을 맺고 있어 파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면 러시아군이 최전선의 우선순위 지역 (공격)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는 이와 같은 북한군 파병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부인하고 있다.

지난 6월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북한은 최근 밀착을 강화해왔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본격적 침공 이후 러시아는 갈수록 세계 무대에서 고립됐고, 2년 반이 넘는 전쟁으로 탄약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러시아는 북한산 무기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며 “이런 관계는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북·러조약)에서 서명하면서 더욱 공고해졌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러조약 비준을 위한 연방법 초안을 국가두마(하원)에 제출했다. 이 조약에는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놓이면 다른 한쪽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약은 북한과 러시아에서 각각 비준받고 문서를 교환한 날부터 효력이 생긴다. 사실상 군사 동맹인 만큼 조약이 비준되면 북·러와 서방 사이 긴장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위협 메시지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등에 업을 수 있게 됐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해 “북한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내정 간섭”이라며 한국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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