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을 20일 앞둔 16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권자 그룹을 상대로 막판 지지 확보 경쟁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보수 매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중도 보수층을 겨냥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계와 여성 표심 구애에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보수 성향 폭스뉴스와 첫 인터뷰를 하고 “내 대통령직은 바이든 대통령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또한 이민·국경 문제를 “우선순위”로 꼽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브렛 베이어 앵커가 해리스 부통령의 답변 도중 여러 차례 말을 끊거나 공격적인 질문을 하면서 “(공화당 후보와의) 토론 분위기”(뉴욕타임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보수 강세 지역인 벅스카운티에서 자신을 지지한 공화당 인사 100여명과 유세를 하며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 사태를 비판했다. 이는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후퇴 추세를 보이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보수층에까지 지지를 호소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최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따른 ‘민주주의 위협’ 등의 위험을 강조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부쩍 취하고 있기도 하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벅스카운티의 워싱턴크로싱 공원에서 유세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된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의 타운홀 행사에서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들어와야 하고, 우리는 그들을 원한다. 다만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등록 이민자 강제 추방 등 강경 발언을 이어왔던 것에 비춰 이날은 노골적인 혐오 표현 대신 ‘합법 이민’을 강조했다. 히스패닉 유권자로까지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톤다운’한 메시지를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히스패닉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었으나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 비중이 높고 특히 히스패닉 남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 청중이 대부분인 폭스뉴스 타운홀 미팅에서는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나는 IVF 시술의 아버지”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공화당은 IVF를 위한 정당”이라며 재차 IVF 찬성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신중지(낙태) 권리에 대해 각 주가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난임 부부 등 출산을 원하는 이들의 IVT 시술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쪽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VF 시술 비용 전부를 정부나 보험사가 지불하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대선에서 여성 유권자들이 재생산권 확대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의식해 중도층 겨냥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유니비전 방송 주최 타운홀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100세 생일을 넘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사전 우편투표에 참여했다고 손자 제이슨 카터가 밝혔다. 카터는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하기를 열망해 왔고 이날도 그에게 한 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칩 카터는 AP통신에 “아버지가 해리스에 투표하기 위해 (100살까지)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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