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결함 등 고객사와 긴장감도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올해 3분기 14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뒀다.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성적표다. 미국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고객사들이 가파르게 치솟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TSMC에 ‘칩을 만들어달라’며 주문을 맡긴 결과다.

TSMC는 올해 3분기 매출 7596억9000만대만달러(약 32조2792억원), 순이익 3252억6000만대만달러(약 13조8268억원)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9%, 54.2% 늘어났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해서는 12.8%, 31.2% 증가했다. 순이익은 시장조사업체 LSEG 예상치(3000억대만달러)를 뛰어넘었다.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2.3%로 세계 1위다. 높은 이익 성장의 배경에는 최근 급증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있다.

특히 TSMC는 미세한 회로 패턴을 의미하는 ‘선단 공정’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반도체 회로가 얇을수록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소자를 새겨넣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TSMC 3분기 매출 가운데 7나노미터 이하 선단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69%다. 이는 지난 2분기와 같은 규모이지만, 그중 3나노미터 공정의 비중이 20%로 지난 2분기의 15%에 비해 5%포인트 늘어났다.

엔비디아,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앞다퉈 TSMC 3나노 공정을 예약한 결과다. TSMC의 첫 3나노 고객사였던 애플은 내년 아이폰 17 시리즈에 탑재될 ‘A19 프로’ 프로세서도 TSMC 3나노 3세대 공정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2026년 출시되는 AI 칩 ‘루빈’ 시리즈를 TSMC 3나노 공정에서 생산한다.

TSMC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보니, 생산량 확대와 결함 문제 등을 놓고 고객사와의 긴장감이 유발되기도 한다.

16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TSMC와 엔비디아가 AI칩 ‘블랙웰’의 생산 차질을 두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연말 출시를 목표로 삼았지만, TSMC가 만든 테스트 제품에 결함이 발견되면서 출시 시기가 수개월 늦춰졌다. 양사 임원진의 최근 회동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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