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엑스(X)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혐오발언을 퍼뜨리는 계정을 폐쇄하라는 브라질 대법관의 명령을 거부하고 거꾸로 대법관의 탄핵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머스크는 6일(현지시각) 엑스에 “우리는 (폐쇄 명령을 받은 계정에 대해) 규제를 모두 해제하겠다”며 “그렇게 하면 브라질에서 수익을 모두 잃고 우리 사무실을 닫아야 할지 모르지만 원칙은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또 다음날인 7일엔 “브라질 대법원의 알레샨드르 드 모라이스 대법관이 내린 계정 폐쇄 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곧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그는 “이 대법관은 거듭 뻔뻔하게 헌법을 위반하고 브라질 사람들을 배반했다”며 “그는 사임하거나 탄핵되어야 마땅하다”고 적었다.

엑스의 몇몇 계정은 혐오·증오 발언과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이유로 브라질 대법원으로부터 폐쇄하라는 명령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0월 트위터(현 엑스)를 인수한 머스크의 이번 도전적 발언은 그동안 엑스가 비교적 이런 명령을 따라온 전례에 비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머스크는 지난해 영국의 비비시(BBC)에 출연해 스스로 언론 자유의 전도사임을 자처하면서도 “우리는 나라의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우리 직원들이 감옥에 가야 할지, 아니면 법을 따를지 선택해야 한다면 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엑스는 머스크가 폐쇄를 해제하겠다고 말한 계정이 실제 해제됐는지에 대해 언급하길 꺼렸다. 브라질 대법원도 머스크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브라질에서 찬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 보수성향의 의원 카를루스 조디는 “머스크는 우리나라 상원의원보다 민주주의를 위해 더 용기 있게 나서고 있다”고 상찬했다. 반면 집권 노동자당의 대표 글레이지 호프망은 “브라질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머스크가 극우 선동에 나섰다고 쏘아붙였다.

머스크가 공격한 드 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근거없이 선거 시스템의 신뢰성을 흠집냈다는 이유로 피선거권을 2030년까지 박탈하는 판결을 주도했으며, 최근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 모라이스 대법관은 아무 근거없는 음모론을 퍼뜨리는 소셜미디어의 계정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2022년 5월 브라질을 방문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만난 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학교를 통신위성으로 연결해 교육을 돕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머스크를 “자유의 전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포함한 보수진영에서는 머스크가 혐오표현과 가짜 뉴스라는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통제하려는 대법원에 맞서 나서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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