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유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입이 바빠졌다. 박빙 판세 속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완연해졌기 때문이다.

해리스는 2021년 ‘1·6 의회 폭동’ 사건을 들며 트럼프가 여전히 국민의 뜻을 부정하고 있다는 비난전을 연일 벌이고 있다. 급기야 대선 개표가 완료되기 전 트럼프가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진정한 위협”이라며 이를 거드는 모습이다.

해리스는 22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개표 완료 전 승리를 선언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선이 2주 남은 가운데 일단 현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대선 이후에 대해서도 다가오는 대로 대응할 것이다. 관련 문제(조기 승리 선언)에 대한 자원과 전문지식, 집중력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조기 승리 선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 “물론이다(Of course)”고 답했다.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NBC 홈페이지 캡처

해리스는 이어 “트럼프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되돌리려고 했고, 폭도를 선동해 미 의사당을 공격했으며, 여전히 국민의 뜻을 부정하고 있다”며 “(당시 공격으로) 140명의 법 집행 관리들 중 일부가 숨졌다.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해리스는 최근 들어 트럼프의 선거 불복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펜실베이니아주(州) 워싱턴 크로싱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는 2020년 패배했으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결과인 민의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며 “(대통령이 될 때)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한 트럼프는 언제든 헌법을 다시 유린할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실제로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의 선거 불복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수백 명에 달하는 해리스 캠프 변호사들이 트럼프의 선거 무효화 노력을 막을 준비를 해왔다”며 “트럼프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모든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또 NBC 인터뷰에서 “미 국민은 미국의 미래에 대한 매우 심각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미국이 전 세계 리더로 굳건하게 서야 한다는 것을 아는 대통령을 원하는지, 아니면 공개적으로 독재자를 존경한다고 하는 트럼프를 원하는지 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형사 기소된 트럼프에게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질 경우 사면할지를 묻는 말에는 “가정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바이든 “트럼프, 민주주의 위협…해외 정상도 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콩코드의 민주당 선거사무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도 트럼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날 뉴햄프셔주 콩코드의 민주당 선거사무소를 찾아 자신이 최근 독일을 방문했을 때 해외 정상들과 대화를 나눈 일을 언급했다. 바이든은 “내가 참석한 모든 회의에서 그들(다른 나라 지도자)은 나를 조용히 옆으로 데려가서 ‘그(트럼프)는 이길 수 없다’, ‘(해리스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한국·일본 등 동맹을 향해 방위비 인상을 거세게 압박해온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전략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며, 이는 과장이 아니다”며 “트럼프는 사실상 헌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가 선거에서 이겨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트럼프)를 가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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