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28일 중국 상하이에서 핼러윈을 즐기는 사람들. EPA=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성대하게 이뤄졌던 핼러윈 축제가 올해는 전면 금지된다. 상하이 경찰이 이달 말 핼러윈을 앞두고 관련 행사를 금지할 계획이라는 현지 경찰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상하이 경찰 내부 문건에 따르면 상하이 황푸지구의 경찰, 관리, 사업주들은 핼러윈 코스플레이 활동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상하이는 핼러윈 문화가 가장 화려한 곳으로 손꼽힌다. 오래전부터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해 서양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대형 쇼핑물이나 레스토랑 등에서도 핼러윈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경찰이 황푸지구 주변 지역에 배포한 해당 문건은 “모든 코스플레이 활동이 금지되며 어떠한 핼러윈 분장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처음에는 말로 설득하되 협조하지 않을 시 강제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건은 이어 “해당 지역 내 건물들은 호박, 유령, 관, 해골 등 어떠한 핼러윈 장식도 해서는 안 되며 공포나 폭력 관련 요소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일이 적발될 경우 행사는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모두의 판촉 물품에서 핼러윈 관련 용어나 영어도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RFA는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해 상하이 거리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자는 게시글들이 올라오자 당국이 행동에 나섰다고 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는 “상하이 쥐루로(巨鹿路)의 2024 핼러윈 행사에 참여하려면 최상의 날짜는 10월 26∼27일 오후 5시부터 11시 사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번 단속은 지난해 핼러윈에 등장한 ‘정부 비판’성 코스프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하이 젊은이들은 중국 당국 검열 대상인 곰돌이 푸를 비롯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3년을 상징하는 코로나19 방역 요원 등으로 분장했다.

앞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동화 속 주인공 곰돌이 ‘푸’와 푸의 호랑이 친구 ‘티거’와 각각 닮았다며 일부 네티즌들이 풍자 놀이를 시작한 이후 푸는 시 주석을 비판하는 캐릭터로 떠올랐다.

RFA는 “지난해 상하이 핼러윈 축제에서 젊은이들 복장은 정부에 대한 풍자적 비판이자 중국에 수입된 서양 축제에 대한 당국의 공식적 혐오에 대한 저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의 복장은 문제에 연루되지 않은 채 당국에 정치적 한 방을 먹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으로 보였으나, 올해 축제 참가자들은 상하이 당국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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