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 섭취의 일부를 멸치·정어리 같은 값싸고 환경 부담도 적은 물고기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한해 최대 75만명의 목숨을 구하고 식습관 관련 질병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공대 연구팀은 9일(현지시각) 영국 학술지 ‘비엠제이(BMJ) 글로벌 건강’에 게재한 논문에서 붉은 고기 섭취의 일부를 멸치·정어리·청어 같은 ‘사료어’로 대체하는 4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 137개국의 2050년까지 붉은 고기 소비 전망치를 밑바탕으로 삼아, 허혈성 심장 질환, 뇌졸중, 당뇨병, 결장암 등 4가지 비감염성 질병의 위험을 평가했다. 전세계 질병 사망의 44%는 이 4가지 질병으로 숨진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큰 물고기들의 먹잇감이자, 생선 가루나 물고기 기름 제조에 주로 쓰이는 이들 작은 생선들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관상동맥성 심장병 예방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050년 세계 137개국의 총 붉은 고기 소비의 8% 정도를 현재 전세계에 서식하는 사료어로 대체할 수 있다”며 사료어 섭취 시나리오에 따라 한해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 50만~75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허혈성 심장 질환을 줄이는 데 사료어가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비감염성 질병의 부담은 저·중소득 국가들에 집중되며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는 이런 질병 확산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물고기를 상대적으로 덜 먹는 저·중소득 국가에서 멸치·정어리 등의 섭취를 촉진할 경우 보건 상황 개선이 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사료어는 물고기 중에서도 탄소 배출 유발이 적으면서 영양가가 높다”며 사료어는 싼 가격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망한 식량원이라고 평가했다. 예컨대, 남미 칠레의 경우 현재 어획되는 사료어의 46%만으로도 붉은 육류 섭취량의 90%까지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고 지구의 건강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고 건강·환경 친화적인 식품 섭취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료어 소비를 촉진하는 등 물고기 섭취를 늘리기 위한 식품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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